[ 김아름 기자 ] '창업의 대명사' 치킨 프랜차이즈에 여전히 '묻지마 오픈'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별다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창업으로 새로 오픈하는 매장도 많지만 그만큼 간판을 내리는 매장도 많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치킨 프랜차이즈 28곳은 지난 3년간(2012~2014년) 5002개의 매장을 신규 오픈하고 3702개의 매장을 폐점했다.
28개 브랜드의 전체 매장 1만5871개 중 3분의 1이 3년 이내에 생긴 신규 매장이다. 최근 들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신규 브랜드뿐 아니라 BBQ, 멕시카나, 네네치킨 등 기존 상위권 업체들도 신규매장 확보에 여념이 없었다.
BBQ는 전체 1위 업체임에도 지난 3년간 426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물량공세에 나섰다. BBQ의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1712개로, 2위 페리카나보다 500개 가까이 많다. BBQ는 BHC매각 후 국내 매장을 30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 3년간 388개 매장을 연 맘스터치는 지난해에만 209개 매장을 내며 2014년 가장 많은 매장을 오픈한 프랜차이즈가 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호식이두마리치킨도 3년간 300개 매장을 새로 확보했다. 이 밖에도 네네치킨이 227개, 치킨마루가 217개, 처갓집이 207개, 썬더치킨이 204개 등으로 적극적으로 신규 매장을 열었다.
반면 2013년 BBQ의 품을 떠난 BHC는 매각 이후 정책을 대폭 수정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203개, 261개 매장을 오픈하며 신규매장 수 1위를 차지했던 BHC는 지난해에는 97개 매장만 새로 열었다.
3년간 5000개 넘는 치킨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지만 전체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새로 오픈하는 수 만큼 폐점하는 점포가 많았기 때문이다. 3년간 오픈 매장의 74%에 달하는 3702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기존 매장 관리에 주력하는 다른 식음료 프랜차이즈와 달리 ‘여는 만큼 닫고 닫는 만큼 여는’ 사업방식이 지속되고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낮은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의 특성상 개·폐업이 잦다”면서 “본사는 입지조건 등 성공 가능성을 더 꼼꼼하게 따지고 점주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하는 등 가맹 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규오픈 매장을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던 BHC는 지난해에만 333개 매장의 간판을 내렸다. 2012년과 2013년 폐점한 매장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숫자다. 3년간 닫은 매장만 637개다. 2013년 1042개였던 BHC의 전체 매장 수도 806개로 줄었다.
굽네치킨과 함께 오븐치킨 시장을 이끌었던 본스치킨은 지난 3년간 오픈 매장의 배가 넘는 282개 매장을 정리했다.
교촌치킨과 네네치킨, 굽네치킨은 전체 매장 수 대비 폐점이 적었다. 굽네치킨은 3년간 77개 매장만 닫았고 교촌치킨과 네네치킨의 경우 각각 81개, 83개가 폐점해 기존 매장 관리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2004년 이후 950개에서 1000개 사이 매장을 유지하며 무리한 점포 개업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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