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경남기업 랜드마크72 매각 무산

입력 2015-10-02 18:53  

NH투자증권, 랜드마크72 단독 인수후보 "최저입찰가에 한참 못미치는 가격...인수여력도 없어"
법원 베트남 부동산경기 감안해 매각안하기로...NH투자증권 매각주관 상실, 경남기업만 내년 초 매각될 듯
PF대주단 "4월 골드만삭스에 5900억에 팔았어야 주주,채권자 이익 극대화"당시 노조,언론 반대에 아쉬움



이 기사는 10월02일(17: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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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의 핵심 자산인 베트남 '최고(最高)빌딩'인 랜드마크72 매각이 결렬됐다. 법원은 베트남 부동산경기 악화를 감안해 당분간 랜드마크72 공개매각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일각에선 지난 4월 여론과 노동조합단체들의 '국부유출', '먹튀'논란 제기로 랜드마크72을 5900억원에 골드만삭스에 매각할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랜드마크72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베트남 운용사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IB업계 喚窩渼?"인수후보가 낸 입찰 가격이 최저입찰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은데다 자금조달능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우선협상권을 주지 않고 매각을 유찰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랜드마크72 매각 가능성이 낮다보고 당분간 모회사인 경남기업 경영정상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되고 있는 경남기업은 올해말 회생계획안 인가가 예정돼 있고, 내년 초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과 경남기업은 베트남 현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랜드마크72에 대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당분간 랜드마크72 매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의 매각주관사 지위도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랜드마크72의 매각권한은 법원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신한·우리·농협·기업·광주은행 등 5곳 은행과 10개 저축은행으로 구성된 랜드마크72 PF대주단은 지난 4월까지 골드만삭스에 랜드마크72의 처분권이 있는 대출채권을 5900억원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지난 4월 골드만삭스에 5900억원 받고라도 팔았더라면 경남기업 주주와 채권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왔을 것"이라며 "당시 경남기업 노조와 언론에서 '국부유출', '먹튀'논란을 제기하며 반발하자 골드만삭스가 인수를 포기했는 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가격 이상으로 다시 매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경남기업 노조는 "골드만삭스에 매각한다면 국내기업의 막대한 부(富)가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을 발생하게 된다”며 "‘제2의 론스타 사태’를 막기위해선 공개 매각해 공정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대주단의 매각을 반대했다.

작년 랜드마크72의 장부가액은 1조원이지만 올해 초 법원 지시에 따라 경남기업이 감정평가를 한 결과 8300억원으로 내려갔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이 재실사를 한 결과 매각가치는 5000억원이하까지 더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기업은 올해 초까지 랜드마크72 매각 관련 카타르투자청(QIA)과 협상해왔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매각주관사의 문서 위조 논란이 불거지자 법원은 주관사를 NH투자증권으로 바꾸고 다시 공개매각을 진행했다. '경남 아너스빌'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경남기업은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IPO)했으며 한때 도급순위 20위권까지 오른 바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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