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난민이 이끄는 성장’(the growth that refugees drive)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처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나라에선 난민 인력들을 수용하는 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구구조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 인구가 줄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난민을 받는 게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190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은 터키의 사례를 들었다. 터키는 지난해 난민 수용에 76억달러(약 9조원)의 돈을 썼다. 그러나 시리아로부터 들어온 자산가들이 터키에 투자한 해외직접투자금액(FDI)이 전체의 26%에 이르고, 젊은 노동력의 다량 유입으로 노동 시장의 양과 질이 견고해지는 등 경제적으로 헤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인들이 정착한 지역이 다른 터키 지역들에 비해 더 빠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총재는 전 세계 난민의 86%가 터키 같은 개발 도상국들로부터 수용되고 있다며 부유한 나라들이 난민수용 문제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경제적 발전 전략 차원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 자신 ?1964년 한국에서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피해 입국하는 이민자나 전쟁을 피해 탈출한 난민 등이 그 사회에 동화하면 사회적 다양성과 문화적 풍부함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난민 수용 문제를 검토해 줄 것을 제안을 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지금같은 저성장의 시대에 난민 수용은 경제적으로 스마트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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