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 기자 ]
중소형주 ‘간판’만 달면 ‘고공행진’을 하던 시기는 지났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8월 이후 주요 중소형주엔 브레이크가 걸렸다. 투자자들도 △차익 실현에 나서야 할지 △반등을 노리고 장기 보유에 나설지 △중소형주 내에서 투자 초점을 좁힐지 고심이 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형주 기초체력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만큼 성장성과 실적을 골고루 갖춘 중소형주로 투자 타깃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옥석’ 판별 기준은 실적
본격적인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중소형주 투자의 화두도 ‘실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중소형주 중심으로 종목별 투자 움직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라며 “단순 테마 덕에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재무리스크와 사업경쟁력, 진입장벽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실적을 중소형주 옥석 가리기의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았다. 이효근 파트너는 “올초 성장 기대로 움직였던 고PER주 대신 4분기엔 실적 기반 중소형주 중심으로 중소형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협력으로 매출 상승세가 기대되는 자동차 부품업체 디아이씨와 신규사업인 무선충전 분야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한솔테크닉스 등을 유망 중소형주로 꼽았다.
성장성 높은 핀테크·2차전지
최근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된 핀테크 관련주와 독일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태 후 꿈틀거린 전기차(2차전지) 관련주도 옥석 가리기에서 살아남을 중소형주 단골로 지목됐다.
한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간편결제 관련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범용성 및 보안성 인증을 받은 금융결제 플랫폼을 보유한 코나아이와 TEE(안전실행환경)보안 세계 2위권 업체인 솔라시아가 주목된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택시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와 삼성페이 관련주인 아모텍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탁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대형 리튬 2차전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SDI, LG화학, BYD 등 글로벌 2차전지 업체에 장비 납품 경험이 있는 피엔티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와우 ?전문가인 이효근 파트너도 중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수혜 기대가 있고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성을 추천주로 지목했다.
‘놀자주’ 부활하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와 게임주 등 세칭 ‘놀자주’로 분류되는 종목의 부활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류 기대에 편승한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 내에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주를 선호한다”며 “중국의 소득 향상에 따른 수혜가 기존 필수소비재·여행 분야에서 K팝 인기를 바탕으로 한 CJ E&M, 에스엠, 에프엔씨엔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임종혁 파트너도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철저하게 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며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인상적인 실적 모멘텀을 지닌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웹젠 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원·엔 환율 수혜와 해외 로열티 수익 인식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웹젠은 ‘뮤오리진’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300억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밖에 국경절 연휴 등으로 중국 관광객(요우커) 방문이 늘어나는 만큼 요우커 소비 관련주도 주목을 받았다. 아웃도어 패션 관련주인 F&F와 에리트베이직 같은 패션주가 관련주에 거론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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