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영 기자 ]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을 맡은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구 의석수를 확정하지 못하며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획정위가 논의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데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밖의 독립기구 형식을 띠고 있지만 여야가 각각 추천한 4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추천을 받은 획정위원들이 ‘4 대 4’로 구성돼 있어 여야의 방침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 각계에서 추천받은 인사들을 바탕으로 위원장 1명과 위원 8명으로 획정위를 구성했다. 새누리당은 가상준 단국대 교수와 강경대 신라대 교수를 추천했다. 나머지 6명 가운데 김동욱 서울대 교수(한국행정학회 추천), 한표환 충남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추천)는 여당 계열로,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이준한 인천대 교수(한국정당학회 추천), 조성대 한신대 교수(참여연대 추천), 차정인 부산대 교수(대한변호사협회 추천) 등 4명은 야당 계열로 분류된다.
선거법에 따라 획정안 의결은 위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능하다. 위원장을 포함한 9명 가운데 6명이 찬성해야 획정안이 통과된다는 점에서 여야의 의견 접근 坪?획정위 단독 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습도 드러냈다. 획정위는 지난달 24일 지역구 수를 결정하려다 여야의 반대기류에 부딪혀 발표를 미뤘다.
또 지난 2일 회의에서는 지역구 수 246석에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수도권에서 덜 늘리기로 한 2석을 영·호남에 균등 배분하는 문제를 놓고 4 대 4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회의에서는 시·군·구 분할금지 원칙의 예외지역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이 평행선을 그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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