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젠코어 대표 "충격 흡수 기능 높인 라켓으로 일본·미국 기업 장악한 시장 공략"

입력 2015-10-11 19:36  

[ 이현동 기자 ] “기존 라켓 대비 진동을 70%가량 줄여 손목 및 팔꿈치 부상 가능성을 크게 낮췄습니다.”

이상은 젠코어 대표(사진)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글로벌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선수·동호인이 흔히 겪는 것이 ‘엘보(팔꿈치 관절 질환)’다.

보통 라켓은 탄소섬유 안쪽에 공기를 주입해 팽창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라켓을 가볍게 하기 위해 안쪽을 비우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공 또는 셔틀콕을 때릴 때 라켓의 떨림이 팔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속이 빈 라켓을 대체할 방법이 없어 테니스와 배드민턴 선수·동호인들은 엘보를 ‘달고 살아야 하는’ 질환으로 여겼다.

젠코어 라켓은 ‘속이 꽉 찬’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옷 등을 제작하는 데 쓰는 ‘마이크로 캡슐’에 주목했다. 열을 가하면 부피가 40배 이상 커지는 소재다.

이를 통해 충격 흡수력이 좋고, 강도 및 반발력도 30~50% 정도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가격은 기존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이 대표는 “업계 관행에 얽매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榴?건국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실패 후 2009년 지인의 소개로 미국 테니스 라켓 회사인 ‘도네이’에 입사했다. 연구개발(R&D) 부서에 배치받았다. 공장에서 먹고 자면서 고시 공부하듯 파고들었다. 그는 “관련 지식이 부족했던 것이 오히려 다양한 시도를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창업했다. 테니스 라켓을 도네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배드민턴 라켓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대표는 “판로 확대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국내 라켓 제조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 요넥스, 미국 윌슨, 대만 빅터 등 해외 제품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국 동호회를 돌면서 제품을 홍보하고,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40여개 용품점에 제품이 입점했다.

화성=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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