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김보라 기자 ]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협력업체 57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연간 폐업 회사 수(37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2년, 2013년(각각 18개)과 비교하면 3배 수준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말뫼의 눈물’은 우리의 눈물이 될 수 있다”(박종봉 현대중공업 부사장)는 경고도 나온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이 2002년 스웨덴 코쿰스 조선소에서 단돈 1달러에 사들인 대형 크레인의 별명이다. 스웨덴 말뫼에 본사를 뒀던 코쿰스는 한때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했지만 한국 업체의 약진에 밀려 문을 닫았다. 대형 크레인은 방치되다 현대중공업에 매각됐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크레인이 배에 실려 사라지는 모습을 장송곡과 함께 보도하면서 “말뫼가 울었다”고 표현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조선산업 1위 자리를 지켰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내리 9년 동안 수주잔량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조선소 1~7위(수주잔량 기준)를 한국 조선소가 싹쓸이한 때(2006년)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중국에 밀려 수주잔량 2위로 떨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연간 수주량 역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수주량은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전체 발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차지한 ‘불황형 1위’일 뿐이다. 조선 경기가 회복되면 곧바로 내려놓아야 할 타이틀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철강업계도 위기다. 올 들어 8월까지 철강 수출은 217억8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줄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빅3’ 철강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감소했다. 철강업계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민간협의회’를 여는 등 위기 돌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뉴노멀 시대를 맞아 철강업계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양보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혁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급강 시장까지 잠식당하면 철강업계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병욱/김보라 한국경제신문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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