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정유·석유화학, 원료수입처 다변화…원가 경쟁력 확보해 반등 모색

입력 2015-10-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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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현 기자 ]
2015년 정유 및 화학업종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유업황을 대표하는 지표인 배럴당 복합정제마진은 올해 초 0.2달러에서 시작해서 2분기에는 10달러까지 상승했다. 정유업체들은 통상 복합정제마진이 3~4달러 이상에서 형성되면 영업이익이 흑자를 나타낸다. 정유업계가 2분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3분기에 접어들며 복합정제마진이 급락해 3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석유화학 업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나프타로 에틸렌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보유 기업들의 t당 스프레드는 올해 초 370달러에서 시작해 5월에는 530달러까지 상승했다. 6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스프레드는 9월 390달러로 내려왔다.

◆업황 부진에도 실적 급속악화 않을 듯

3분기에 들어서면서 복합정제마진과 NCC스프레드가 급락세를 보이는 게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개별기업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2015년 들어 기업별로 원료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정유업체들은 북미나 ??경쟁업체에 비해 원료조달 비용 측면에서 당분간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많이 구입하는 두바이유 기준가격이 북미의 서부텍사스원유(WTI)나 유럽 브렌트유 가격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란의 원유수출 재개, 이라크와 사우디 원유생산광구 확대 등으로 인해 중동산 원유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016년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이 허용되면 WTI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석유화학 업종은 조금 더 다양한 측면에서 원가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 제품인 에틸렌을 생산할 때는 한 가지 원료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에탄, 액화석유가스(LPG), 석탄, 나프타, 메탄올 등을 다양하게 쓴다.

◆수요 본격 개선되려면 시간 필요

다만 영업환경 자체가 개선될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화학제품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아쉽게도 2016년 상반기까지는 시장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보다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예상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올 11월 하순, 혹은 12월부터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한다. 핵무기 개발 때문에 2012년부터 시작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올 연말부터 풀린다. 이에 따라 하루 50만배럴에서 100만배럴 정도의 원유를 다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중동지역 내 다른 국가가 감산에 들어가지 않으면, 중동에서의 원유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두바이 원유가격이 싸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에서 연간 원유 수요 증가 규모가 100만배럴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의 원유수출 재개에 따라 예상되는 시장충격은 2016년 하반기가 돼야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수요 회복 속도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아시아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둔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한 폭스바겐 사태는 유럽지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부진한 수요는 정유제품보다 석유화학 제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kyuwon.hwang@yuantakorea.com
정리=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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