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산으로 불확실성 대비
美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달러예금·달러보험 투자 관심
金 등 원자재 가격 바닥 수준
역발상 투자도 고려해 볼만
[ 이태명 기자 ]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재테크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는 요동치고 있으며 환율은 널뛰기 중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연내일지, 내년 초일지도 오리무중이다. 현명한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종혁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사진)은 “지금 시장은 불확실성 투성이”라며 “이렇게 변수가 많은 때일수록 확실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명확히 구분하고 투자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펀드 투자와 관련해선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음식료, 화장품,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0배, 70배에 달할 정도로 폭등했다”며 “하지만 최근엔 이런 종목은 급락하는 등 포트폴리오에 담기가 힘들 만큼 변동성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주가 과도하게 오른 데 비해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며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게 현 시점에서 괜찮은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 성장주에 비해 투자 수익률은 낮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할 때는 리스크 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리는 게 낫다는 얘기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홍콩, 유럽 등지의 지수가 많이 하락하면서 ELS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서다. 그는 녹인(knock-in) 조건이 낮아 조기상환 가능성이 큰 상품을 골라 연 5%대 수익률을 올리는 ELS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달러 등 외화자산 투자도 추천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소폭 하락했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달러 등 외화자산을 확보해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기예금에 비해 달러예금 이자가 절반도 안 되지만 환율이 오른다는 걸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볼 만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2~3년 이후를 내다봤을 때 원·달러 환율이 1250~1300원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엔화 약세 등으로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악화되는 등 당분간 예측 가능한 상황을 가정할 때 달러가치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자산 투자 대상으로는 달러예금 외에 달러보험을 꼽았다. 매달 일정액을 넣으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데다 환차익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끝으로 이 팀장은 위험 부담이 크지만 원자재 투자 등 역발상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그는 “국제 금시세가 온스당 1120~1230달러 사이를 오가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자산으로서 가치가 폭락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눈여겨볼 만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금 시세만 놓고봤을 때,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값이 더 떨어질 수 있지만 지금이 거의 바닥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그는 “원자재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평균으로 회귀하기 마련”이라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원자재 투자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