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83.49%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투표 마감 후 벨라루스 국영 TV는 출구 조사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최소 80%의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의 여성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는 득표율 4.42%로 2위에 머물렀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86.75%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 이겨 임기 5년을 더 보장받음으로써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994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26년간을 통치하게 돼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장기 집권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옛 소련 연방이던 때 국영 농장 관리인과 소련군 국경수비대로 근무하다 소련 해체 과정에서 정치에 입문, 부패 청산과 벨라루스의 소련 잔류를 주장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다른 공산권 국가들이 시장경제 도입과 민주주의 확립 등을 급속도로 추진한 '충격 요법'의 체제 전환보다 국영 기업을 존속하고 상당수 소련 정책을 유지하는 게 체제 안정에 낫다는 주장을 펼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초대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더 연장하는 국민투표에 성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권을 이어갔지만, 선거부정과 야권 탄압 등으로 지난 2011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벨라루스 정부가 복역 중인 정치범과 야권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모색하는 평화협상을 주최하면서 EU는 제재 해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언론 및 야권 탄압, 인권 침해 등으로 이미 지난 2005년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그를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벨라루스 출신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는 수상자 선정 뒤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가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성인이 된 아들 두 명보다 소생을 밝히지 않은 11살짜리 막내아들을 총애해 '황금 권총'을 선물받도록 하는가 하면 최근 열린 중국 전승기념 열병식에도 데려가는 등 기행을 보여 북한 스타일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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