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세계 최고의 지성을 상징하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경제학상 한 부문만 남겨놓고 모두 마무리됐다. 전 세계 경제학자는 물론 중앙은행과 국제기구, 정책당국자의 관심은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과연 누가 차지할 것인지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지금까지 모두 75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나왔지만 물리, 화학, 의학 등 다른 분야와 달리 매번 적정한 수상자인지를 놓고 뜨거운 찬반논쟁이 벌어졌다며 올해도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정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학문적 성과 못지 않게 어떤 주제를 부각시키느냐에 따라 후보군 자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02년 이후 매년 9월에 부문별 노벨상 수상자 후보를 발표한 톰슨로이터는 올해 경제학상 후보로 리처드 블런델 경 영국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와 존 리스트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 찰스 만스키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등 3명을 추천했다.
블런델 교수는 노동 시장 및 소비자 행동에 대한 미시경제학적 연구를, 리스트 교수는 경제학의 현장 경험 발전에 대한 공헌을, 만스키 교수는 사회적 상호 작용의 확인과 경제학적 분석에 대한 연구성과를 선정이유로 제시했다. 톰슨로이터는 지난해에 필립 아기온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피터 호이트 브라운대 교수를 꼽았으나 예측이 빗나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야별로 숏리스트를 작성해 보다 적중확률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도 WSJ는 가능성이 낮지만 금융규제와 공정거래 분야를 주제로 선택하면서 프랑스 툴루즈 1대학의 장 티롤 교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적중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WSJ는 선정위원들이 양극화와 저성장에 대한 연구에 주목한다면 폴 로머 뉴욕대(NYU) 교수와 로버트 바로 하버드대학 교수가 유력한 후보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소득불평등과 분배 문제를 환기시키려고 한다면 과거부터 후보군에 올랐던 안토니 앳킨스 옥스포드대 교수나 앵커스 디턴 프린스턴 교수가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계량경제학 분야에서는 데이비드 헨리 옥스포드대 교수나 하셈 페사란 서든캘리포니아대 교수, 피터 필립스 예일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환경경제학이나 기후변화를 올해의 노벨경제학상 주제로 선택한다면 마틴 와이츠만 하버드대 교수,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 파사 다스굽타 캠브리지대 교수도 물망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흥미로운 점은 통화정책, 특히 중앙은행이 경제성장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했을 경우다. 단기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려 경기회복에 나서려는 시도를 노벨상 위원회가 인정할 것인지가 최근 몇 년간 최대 관심사였다.
이 경우 유력한 후보로는 통화정책의 대가인 마이클 우드포드 컬럼비아대학 교수와 함께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며 양적완화를 주도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라르스 스벤손 전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WSJ가 지난해에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했다. 또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원리로 삼아야 한다”는 ‘테일러 준칙’으로 유명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의 변신을 주도한 올리비에 블랑샤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수상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 결정 과정에서 과거 긴축위주의 고압적 처방에서 벗어나 채무탕감 등 유연한 해결책을 내놓으면서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을 대변하는 정책제안을 과감하게 내놓으면서 글로벌 경제의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지도 블랑샤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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