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탈을 쓴 MORPG
'아이마'는 액션게임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MORPG가 아닌 MMORPG 장르를 택했다. MORPG와 MMORPG의 차이점은 동시에 접속 가능한 사용자의 숫자다. MORPG에서는 사용자 중 한 명이 방을 만들어 소수의 사용자들만 초대해 게임을 즐기지만, MMORPG에서는 오픈된 필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전투를 벌인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전자가, 중량감 있게 즐기기에는 후자가 낫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액션게임과 MORPG의 궁합이 좋다. 인스턴스 던전으로 구성된 사냥터가 짧은 시간에 가볍게 즐기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던전앤파이터' 등 대다수의 성공한 액션게임이 MORPG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액션 MMORPG는 성공한 전례가 거의 없다. MMORPG 특성상 파티를 구성하고 사람을 모으는 데 느긋하게 시간을 소모하다보니 성질 급한 액션게임 팬들은 지레 지쳐서 나가떨어진다.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고 콘텐츠 소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MMORPG의 장점을 활용하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무작정 도전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이건 양날의 검이다. '아이마'를 플레이하기 전부터 우려가 샘솟았던 이유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행히도 '아이마'는 무늬만 MMORPG였다. 필드 사냥터로 나가 보니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긴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massive multiplayer)까지는 아니다. 사용자들이 무수히 많은 채널로 분산되다보니 사실상 MORPG나 다름 없는 수준. 게다가 주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인스턴트 던전은 MORPG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MORPG의 장점과 단점을 그대로 계승한다. 액션명가 KOG답게 화려한 효과와 호쾌한 연속타격이 만들어내는 액션성은 일품이다. 최신 모바일 액션RPG의 유행을 흡수한 듯한 가디언 시스템도 흥미롭다. 그러나 콘텐츠 소모가 극심하다. 다른 대부분의 게임이 그랬듯, '아이마'도 한두 달 후면 지독한 콘텐츠 가뭄에 시달릴 것이다.</p>
'아이마'는 애초에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히 돌아가도록 기획됐다. 옛날 PC방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다. 확실히 게임 때문에 PC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다는 건 희소식이다. 지나치게 높은 사양이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환영할만한 처사다. 사실 지나치게 좋은 그래픽은 처음에 잠깐 눈을 즐겁게 할 뿐, 나중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러나 게임의 콘텐츠마저 축소시킨 것은 아쉽다. 커스터마이즈만 해도 그렇다. 소위 대작 MMORPG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수준의 커스터마이즈를 기대했는데, 선택의 폭이 지극히 제한적인 딱 10년전 게임 수준이다.
오직 좌우 양방향으로만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위아래는 물론, 대각선 방향으로는 만들어진 공격 모션 자체가 없다. 분명 3D게임인데 2D게임과 같은 느낌을 준다.</p>
'아이마'가 액션게임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KOG의 노하우가 만들어낸 시원한 타격감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뛰어나다. 게다가 키보드 단축키에 수많은 스킬을 올려 놓고 이것저것 조합해 싸우는 재미는 많아야 3~4개의 스킬이 고작인 모바일 게임이 따라올 수 없다. 자동사냥이 판치는 모바일 게임에 질린 액션게임 팬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장점을 찾기는 힘들다. 저사양에 맞는 그래픽, 저사양에 맞는 콘텐츠는 '아이마'가 정말 PC게임으로 개발된 것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가게 할 정도다. 당분간은 키보드만이 구현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고정팬을 수월하게 모을 수 있겠지만, 모바일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진화할수록 '아이마'도 분발해야 할 것이다.</p>
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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