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영화 '마션' 띄우는 이유

입력 2015-10-13 16:30  

마션


(안정락 IT과학부 기자)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말 화성 정찰 위성이 과염소산염으로 불리는 수분을 포함하고 있는 광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그런데 발표 시점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마션’(화성인)의 개봉과 맞물렸기 때문이죠. NASA는 사실 과거부터 마션 홍보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원작 소설 작가인 앤디 위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NASA는 이 소설이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렇게 평하기도 했습니다. “앤디 위어와 그의 저서 마션이 NASA와 우주 프로그램 전체를 살렸을 수도 있다.” 화성 탐사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NASA가 소설로 얻은 홍보 효과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앞서 NASA는 2012년 발표한 ‘화성 2020 로버 미션’을 통해 화성 탐사를 위해선 앞으로 20년간 800억~10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 의회는 이에 대한 승인을 거부해 왔죠. NASA가 마션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실제 NASA의 많은 부서 직원들이 시나리오 구성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많은 조언을 했다고 하네요.

저는 책도 읽고 영화도 봤는데요. 영화도 재미있긴 했지만 정말 ‘NASA 홍보용’ 같은 느낌은 있더군요. 책은 영화에 비해 과학적 지식이 보다 꼼꼼하게 나옵니다. 또 내용도 더욱 풍부합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끝)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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