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 학생들에게 성숙할 시간을 선물하다
2. 아일랜드의 조직화된 사회적 학년
3. DDLETB(Dublin and Dun Laoghaire ETB) 산하 5개 Community College</p>
<p>충청남도교육청은 2013년 초부터 각 부서별로 자유학기제의 성공을 위해 활발한 협업을 진행해왔다. 국제교육의 일환으로 '글로벌 자유학기제'를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온 국제교육팀은 그런 협업 사례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경우다.
다음해인 2014년 교원과 학생 교류를 위해 충청남도교육청은 아일랜드 교육당국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015년 2월에는 국제교육팀과 자유학기제팀이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충남의 학교에서 10명의 교원을 선발해 아일랜드에서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이하 TY)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을 탐방하고 돌아왔다.
아일랜드와 MOU를 체결한 이유는, 아일랜드에서 전환학년제를 40년 간 추진하면서 겪어왔거나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점이 우리나라에서 자유학기제를 추진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과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유학기 ╂?효율적인 운영방안 모색을 위해 교사들도 '체험'만큼 좋은 학습방법은 없다는 판단에서 우리보다 먼저 비슷한 제도를 운영해온 아일랜드를 방문하면서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일랜드에서 TY를 도입한 배경은 무엇일까? 교육적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한국의 자유학기제와 아일랜드 TY의 교육과정을 3편에 걸쳐 자세히 알아보자.</p>
<p>변덕스런 날씨는 아일랜드를 잊을 수 없게 했다. 하늘에 회색 구름이 가득하지만 기온은 4~8℃정도로 거센 바람도 없이 포근한 날이 계속 됐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조퇴를 한다는 강렬한 햇살이 살포시 나오는 날, 저녁인지 구별이 안 되는 어두운 아침에 두꺼운 외투와 털모자를 쓰고 바쁘게 출근하는 풍경,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연상케 하는 거센 비바람… 이런 날씨조차도 문학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제임스 조이스, 예이츠,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조나난 스위프트와 같은 아일랜드 문학가 작품이 곳곳에 살아 숨쉬고 아이리쉬들의 문학에 대한 짙은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더블린의 시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리피 강, 신시가지인 오코넬스트리트, 오코넬 거리 중심에 우뚝 솟아있는 스파이어 첨탑, 중세문화가 살아있는 대성당과 수도원, 아일랜드 최초·최고의 대학인 트리니티 칼리지,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공부에 대한 황홀감을 느끼게 한 국립 도서관, 아이리쉬들의 아픈 역사가 담겨있는 행진곡 노래와 댄스, 아이리쉬들이 저녁에 모여서 예술을 논하는 활기찬 템플바 등에서 아일랜드의 역사와 예술, 문화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p>
<p>1974년에 시작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 이하 TY)'가 40년 간 유지·확대되어 가는 이유도 이러한 아일랜드의 역사, 예술, 문화, 아이리쉬들의 열정적인 삶 속에서 탄생한 교육의 산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방문에서 우리는 아일랜드의 TY가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할 수 있는 파격적인 시도의 하나로 평가되면서도 시행착오로 인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학교마다 TY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p>
<p>아일랜드의 TY는 중등 교육 과정(Second Level, 5~6년)중, 우리나라의 중학교 과정에 해당되는 주니어 과정(Junior Certificate. JC)을 마치고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시니어 과정(Senior Cycle, 2년)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운영되는 학교 교육과정을 말한다. TY는 1974년 당시 교육부장관이던 리처드 버크(Richard Burke)에 의해 처음 도입되어 시범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그는 당시 아일랜드 학생들이 경쟁적인 교육환경에서 느끼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가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사회는 어떠한지에 대해 제대로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런 배경 속에 도입된 TY는 학생들이 1년 동안 학업의 압박에서 해방되어, 인성 발달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사회적, 교육적, 직업적 발달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p>
▲ 아이리쉬 전통 악기를 만드는 TY프로그램 |
TY가 도입된 것은 1974년이지만,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1994년이다. 아일랜드에서는 TY의 발달 과정을 역사적으로 크게 3단계로 구분하고 있었다.</p>
<p>첫 번째 단계는 TY가 도입된 1974년부터 이후 10년의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TY 운영이 극도로 불안정하고, 소수의 학교만이 TY에 참여하던 시기다. 이런 소극적인 반응은 TY의 모호함과 더불어 TY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미온적 태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나타난 TY에 대한 무관심과 저항으로 말미암아 빚어진 것이었다.</p>
<p>두 번째 단계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3년까지로, 아일랜드 교육부가 3년의 주니어 과정을 도입하면서, TY는 이런 변화 덕분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주목받은 것은 TY 지원을 촉구하는 회람지와 함께 <Transition Year Option, Guidelines for Schools>가 발간된 것이다. 이 책자의 발간은 TY를 '학문적인 목적의 교육과 진로교육을 융합하고 통합시키는 다양하고 일반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 기간동안 TY 참여 학생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1986년에는 95개 학교에서 2918명의 학생이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주니어 과정 졸업시험 학년의 학생 13% 가량이 참여한 것이다.</p>
<p>세 번째 단계는 1994년 시니어 과정 재구조화를 기점으로 그 이후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아일랜드 교육부의 회람지 보급과 새로운 가이드라인 제공 등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전환학년제의 참여가 급격히 증가했다. 1994년에는 450개의 학교에서 전년도 대비 148% 성장한 21085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대대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주니어 과정 졸업시험 해당 학생의 31.3%가 참가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과 2007년에는 543개 학교에서 27090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였는데, 이는 주니어 과정 졸업시험 해당 학생의 46.7%를 상회하는 숫자였다. 또한, 중등학교의 74%가 TY를 실행하였으며, 2012년에는 80%가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
<p>2016년 전국적으로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는 한국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40여 년 간의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사회적 갈등을 거치며 완성되어 온 아일랜드의 TY가 한국의 자유학기제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고 있음을 본토에 와서 느끼고 돌아온 셈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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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는 아일랜드 TY 교육적 효과, 직업체험 활동, TY 운영과 전담인력에 대해 실릴 예정이다.</p>
<p><참고문헌>
.김나라 <한국형 진로탐색학년제 도입을 위한 아일랜드 전환<br /> 학년제 주요 특징 분석>(2013)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
.김진숙 <아일랜드 연계학년제(TY)와 한국 자유학기제 비교>
(2013)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전문연구원
.아일랜드 교육부(Department of Education and Science)
(2015). 아일랜드 교육부 홈페이지 www.education.ie</p>
강정구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polote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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