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정주영 탄생 100년] 속도경영 계승·발전시킨 정몽구 회장, '현대 속도'로 중국시장서 빠르게 안착

입력 2015-10-13 18:09  

멈춰선 한국호, 다시 기업가 정신이다


[ 박준동 기자 ] 아산의 속도경영은 장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하 정 회장)의 ‘현대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 속도’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것을 보고 중국 언론이 붙인 말이다. 2004년 중국어 사전에 올랐으며, 중국 경영학계에선 외국 자본의 중국 시장 진출 성공 사례로 자주 다루고 있다.

1998년 기아자동차 인수에 성공한 정 회장은 도약을 위해선 글로벌화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전초기지로 정한 곳이 중국. 13억명의 인구 등 무한한 잠재력에다 개방정책으로 고속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회장은 2001년 중국을 방문, 중국 정부 고위층과 접촉해 중국 진출을 성사시켰다. 2002년 5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합작회사(베이징현대차) 설립 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10월 중국 내 승용차 생산 승인을 받았다.

베이징현대차는 중국 정부의 승인 후 불과 2개월 뒤인 2002년 12월 쏘나타 1호차를 생산했다. 현대차는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공장을 새로 짓기보다는 현지의 기존 공장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택했다. 프레스 공장은 기존 장비를 일부 사용하고 금형은 모두 한국에서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을 채택, 당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산의 속도경영을 계승한 정 회장의 ‘현대 속도’ 개념은 중국에만 적용한 게 아니었다. 정 회장은 2000년 ‘10년 내 글로벌 5위로 가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순위는 당시 10위. 연간 판매량은 249만대였다. 글로벌 메이커들도 실현하기 쉽지 않은 비전이라고 봤고 임직원조차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정확히 10년 뒤인 2010년 현대·기아차는 500만대를 돌파해 글로벌 5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800만대를 넘어섰다.

■ 특별취재팀=박준동 차장(팀장) 정인설·도병욱·강현우·김순신 산업부 기자 이태명 금융부 기자, 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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