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룰 계파 갈등 격화
[ 유승호 기자 ]
내년 4월 20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구 획정과 공천 방식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정치권의 기싸움 속에 표류하고 있다. 선거구를 정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역구 수도 정하지 못했고 여야는 공천 방식을 놓고 계파 싸움 중이다.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13일 획정위원 간 의견 불일치로 선거구 획정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돼 있는 법정 시한(10월13일)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선거구 획정 작업은 다시 정치권으로 넘어오게 됐다. 김대년 획정위 위원장은 “국회가 의원 정수와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등 기준을 마련하면 획정위 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획정위 내에서 여야 대리전이 벌어진 것이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한 주된 원인이 됐다. 총 9명의 획정위원 중 중앙선관위 소속인 위원장을 제외한 8명이 성향에 따라 4 대 4로 갈려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획정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선거구 획정안을 의결할 수 있다.
획정위원들은 지역구 수를 현행 246석으로 유지하는 것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권역별 의석수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당 성향의 한 획정위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영남에서 3석, 호남에서 5석을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야당 성향 위원들은 호남에서 4석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과 예비 후보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역구 중 일부가 다른 선거구로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주말마다 각종 행사에 참여해 공을 들였는데 전부 헛수고가 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여야 내부적으로는 공천 방식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공천 방식을 논의할 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2주가 지나도록 위원장 선임도 못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갈등으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못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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