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에버21이 웰즈파고 은행 등에서 1억5000만달러(약 1740억원)를 차입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막대한 매장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에버21은 대형 매장을 늘려 고객을 끌어들이는 공격적 전략을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포에버21은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10%상승한 4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정보가 내부 관계자를 통해 흘러나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포에버21은 재무상태를 공개하지 않는 회사입니다.
포에버21은 최근 경쟁업체에게 디자인 도용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여성용 핸드백 디자인을 베꼈다며 H&M에게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당한 겁니다.
패스트패션의 기본 개념이 패션쇼에서 공개된 스타일을 모사해 저렴한 가격에 재빨리 소개하는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같은 패스트패션 업계 제품을 베낀 혐의를 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닙 求?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점점 '양'보다 '품질'을 찾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입니다. 품질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포에버21에겐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WSJ는 싼 가격의 매력에 이끌려 패스트패션을 찾았던 세대(특히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성장하면서, 이제 같은 값에 여러 벌을 마련하기보단 더 좋은 옷 한 벌을 찾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패스트패션 내에서도 H&M이나 자라 등 약간 더 높은 가격대의 브랜드, 혹은 제이크루나 래그앤본 등으로 옮겨가는 것이죠.
포에버21을 '졸업'한 소비자들은 주로 H&M으로 이동했다고 하네요. 유행을 따라잡는 속도에서도 자라가 포에버21에 비해 앞선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포에버21이 위기에 빠졌다고 할 만한 지표상 증거는 없습니다. 주 고객층인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은 디자인 도용 문제에 크게 민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좋은 옷을 찾는 트렌드에 포에버21과 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랄프로렌이 2일 캐주얼 브랜드 올드네이비 출신 스테판 라르손(41)을 최고경영자에 임명한 것에서 보듯, 전통 브랜드도 패스트패션을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끝)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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