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아산
[ 강현우 기자 ] “아산은 아무도 건널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강을 배짱과 투지로 건넌 기업가다. 그렇게 돌다리를 놓아 다른 기업들도 건너도록 했다.”
아산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던 시절인 1974~1988년 전경련 국제담당 상무 등을 지내며 가까이서 아산을 보필했던 박정웅 메이텍 대표(사진)는 아산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통역장교 출신인 박 대표는 당시 아산이 중요한 해외 인사를 만날 때마다 함께했다. 아산의 일대기를 다룬 《이봐, 해봤어?》(프리이코노미북스 펴냄)를 쓰기도 했다.
박 대표는 “중동 진출부터 자동차 독자개발이나 조선업 진출 등 어느 것 하나 당시 상식으로는 될 것 같은 게 없었다”며 불가능에 과감히 도전했던 아산의 기업가 정신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아산의 도전이 한국의 경제사를 바꿨다”며 “아산의 기업가 정신은 ‘만약 아산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10년 이상 늦어 낫摸?rsquo;, ‘오일쇼크로 달러가 바닥난 상황에서 아산이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자동차 독자개발을 성공하지 못했다면’ 등을 생각하면 얼마나 아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아산이 없었다면 자동차·조선·철강 등 한국의 핵심 산업은 선진국에 여전히 종속돼 있었을 것”이라며 “아산이 위험을 딛고 성공하는 것을 본 뒤에야 다른 기업인들도 도전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977년 방한한 피터 드러커 전 뉴욕대 교수는 아산의 기업가 정신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기업가 정신은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 요소, 난관으로 가려진 미래의 사업 기회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간파하고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리더십과 실행력이다. 아산은 그런 기업가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배짱과 투지를 보여준 타고난 기업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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