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사 갈등으로 번진 국민연금의 공사화 문제

입력 2015-10-14 18:08  

국민연금공단에서 인사 문제로 내홍이 벌어지고 있다. 최광 이사장이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연임불가를 통보한 것이 과연 적법한지가 표면적인 쟁점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분명한 입장을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겉으로는 흔한 인사권 다툼처럼 보이지만 본질과 핵심은 다른 데 있다. 국민의 노후가 달린 500조원 기금 관리를 둘러싼 갈등이다. 소위 공사(公社)화를 둘러싼 공단관리부문과 기금운용부서 간 이해충돌 성격이 강하다. 벌써부터 드러나는 공사화의 부작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최 이사장이 다음달 2년 임기가 끝나는 홍 본부장에 대해 임기연장(1년) 불가를 결정한 것은 낮은 기금수익률 등 운용능력과 일부 업무 오류 때문이라고 공단 측은 설명한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이 해임통보는 적법하다. 하지만 국민연금법에 따른다면 이 조치는 복지부 장관 승인이 필요하다. 그간의 인사 관행과도 어긋난다는 게 복지부의 지적이다. 볼썽사나운 권한 분쟁이다. 청와대 역시 이번 분쟁에서 그다지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다.

공사로 바꾸기도 전부터 벌어진 인사분쟁이라면 공사화 이후의 인사 전쟁은 보나마나다. 2030년이면 1732조원이 되는 거대한 기금의 관리권을 두고 정치권 등 대리자들은 혈투를 벌일 것이다. 지금의 운용본부 체제가 공사화한다고 해서 저절로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본란 등은 공사화에 따른 이상 비대, П部英망聆?위험성 문제점들을 누차에 걸쳐 지적했다. 정부는 공사화를 추진하는 반면 최 이사장 측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 이번 인사파문으로 불거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거대한 공룡이어서 어떤 방법으로건 투자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공사화는 우리가 익히 보아온 다른 공사들의 부작용만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운용조직을 일정한 크기로 분할해 경쟁을 시키거나 아니라면 민영화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기금자산이 급격하게 줄어들 때 출구전략도 가능해진다. 새로운 지배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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