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살인 사건 추적 교차서술로 긴장감 높혀
작년 아마존 '최고의 책'
[ 박상익 기자 ] 올 상반기 소설 베스트셀러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작가 리안 모리아티(사진)가 돌아왔다. 호주 출신인 모리아티는 전작 허즈번드 시크릿으로 ‘가정 스릴러’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그는 공감이 가는 설정과 이야기 전개, 몰입감 있는 반전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 출간된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마시멜로)도 전작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스물네 살 싱글맘 제인은 5년 전 아들을 낳고 같은 장소에서 6개월을 살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상처받은 기억 때문에 현실에서 계속 도망치려 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피리위 해변에 이끌려 자리 잡은 제인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지만 상냥한 매들린, 셀레스트를 만난다.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하고 재혼해 가정을 꾸려가는 매들린은 씩씩하게 살다가 인생의 복병을 만난다. 전남편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와 같은 학교에 입학한 것. 행복해 보이는 전남편 가족을 보며 매들린은 자신이 전남편과 낳은 첫 아이까지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걱 ㅗ磯?
셀레스트는 아름다운 부잣집 안주인으로 주변의 모든 여성이 선망하는 삶을 산다. 멋진 남편 페리와 쌍둥이 아이를 둬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셀레스트에겐 남편의 우발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비밀이 있다. 셀레스트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 여성이 만나 친구가 된 날, 아이들의 예비 초등학교 설명회에서 불상사가 일어난다. 제인의 아들 지기가 어떤 여자아이의 목을 졸랐다는 의심을 사게 됐기 때문이다. 폭행 당한 아이의 어머니는 제인과 지기를 몰아붙이고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한 제인은 아들을 변호하면서도 불안감에 휩싸인다. 매들린과 셀레스트가 제인을 두둔하자 학부모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다.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된 갈등은 점점 어른 싸움으로 번져간다. 여기에 학부모 사이에 수군수군 퍼지던 은밀한 말들이 악의로 가득 찬 소문으로 변한다. 이 갈등은 학교 퀴즈대회 때 급작스럽게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폭발한다. 사소한 거짓말이 살인이라는 비극을 불렀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한다.
소설은 사건 발생 6개월 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세 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 뒤 사고 뒤 주변 인물들의 진술이 교차된다.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 알기 위해선 사건을 수사하듯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교차 서술 방식으로 상상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비밀을 지녔다는 작가의 주요 창작 방식이 잘 표현됐다.
장르 문학의 대가 스티븐 킹은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을 “재미있고 소름 끼치는 한 편의 누아르”라고 호평했다. 2014년 아마존 ‘최고의 책’, 뉴욕 타임스 소설 판매 1위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다. 세계 30개국에 번역 출간됐으며 아마존에서 1만건 넘는 독자 리뷰가 쏟아졌다. 미국 케이블채널 HBO에서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주연으로 미니시리즈를 방영할 예정이다. 632쪽, 1만48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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