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수르길 프로젝트, 수익 변동성 줄일 것"

입력 2015-10-15 15:10   수정 2015-10-15 15:32

[ 박희진 기자 ]

"범용 제품 의존도가 높은 롯데케미칼은 LG화학보다 수익과 주가 변동성이 큽니다. 하지만 제품 포트폴리오를 억지로 늘리기 보다는 잘 아는 사업의 안정성을 키우는 게 낫다고 봅니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 할 것입니다."

15일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달 완공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한된 사업 구성에 따른 수익 변동성을 저가 원료 확보를 통해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허 대표는 "수르길 프로젝트의 완공으로 롯데케미칼은 한국 석유화학 기업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원가 절감 효과와 신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수르길 프로젝트, 원가 절감·신규 매출 기대

수르길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하고, 가스 판매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생산에 필요한 가스화학단지를 건설해 직접 경영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2006년 우즈베키스탄과 우리나라 양국 정상간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로 시작했다.

롯데케미칼과 한국가스공사 GS E&R 등이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베키스탄 석유가스공사(UNG)와 50대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지분은 UNG가 50%, 롯데케미칼이 24.5%, 한국가스공사와 GS E&R이 각각 22.5%, 3%다.

이달 건설을 마치고 현재 시험 생산 중이며, 내년 1월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0년만에 투자 결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생산된 제품의 65% 판매할 예정이다. 주로 PE PP 등 폴리머 제품 공급이 부족한 유럽과 아프리카, 중국 일부 지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PE와 PP는 생활용품과 전기전자 자동차 건서 자재로 사용되는 기초 소재로 롯데케미칼의 주력제품이다.

특히 허 대표는 최근 유가 하락과 글로벌 증설로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로 기대했다.

그는 "최근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값싼 원료 확보와 원가 절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수르길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의 저렴한 천연가스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중동 천연가스에 견줄만큼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에탄크래커 사업, 2018년 생산 목표

롯데케미칼은 또 다른 신규사업으로 북미 에탄크래커 사업도 추진 중이다. 미국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저가원료인 에탄을 이용해 에틸렌 및 에틸렌글리콜(MEG)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미국 엑시올사(社)와 90대10 지분 투자에 대한 합작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허 대표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주원료로 납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유가에 따라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최근 유가 하락으로 납사의 가격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셰일가스를 통해 얻어지는 에탄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존 납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탄 사용을 늘림으로써 장기적으로 실적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국제 유가가 40달러 이상이면 납사 대비 에탄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게 허 대표의 의견이다.

이 사업의 총 투자 규모는 약 26억달러로 이 중 21억원을 롯데케미칼이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연말까지 최종 투자 의사를 결정하고 2018년 완공 및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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