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2020년 수소차 양산
도요타는 205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0' 목표
현대차, 하이브리드 SUV 개발
폭스바겐 올해 모델도 조작 의혹
[ 강현우 기자 ]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불거진 지난달 18일 이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 계획을 내놓고 있다. 도요타는 205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없애기로 했고, 제너럴모터스(GM)는 2020년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내년에 하이브리드 전용 차량을 내놓으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디젤차 연구개발 힘빠져
각국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그동안 친환경차와 디젤차 개발에 주력해왔다. 환경규제는 크게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규제와 환경오염물질 배출가스 규제로 나뉜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등이 포함된 친환경차는 온실가스와 배출가스 규제를 모두 맞출 수 있지만 비싼 차량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문제였다. 반면 디젤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차에 비해 적어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쉽다는 게 강점이었다. 그러나 디젤차 진영의 선두주자인 폭스바겐마저 배출가스 감축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완성차업체들은 일제히 연구개발(R&D)의 중심을 친환경차로 이동시키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2050년까지 내연기관(엔진)만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거의 ‘0’으로 줄이는 장기 목표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도요타는 1997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내놓은 하이브리드 진영 강자로, 7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과 판매량 세계 1·2위를 다투는 도요타는 연비를 20% 이상 올린 프리우스 신모델 출시 계획도 내놓는 등 폭스바겐 사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알리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 3위인 GM은 10일 수소차를 포함한 미래 차량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혼다와 공동 개발한 수소차를 2020년 출시할 예정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차업체는 소형차부터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전 차급에 충전식 하이브리드차(PHEV)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BMW는 최근 도요타와 손잡고 2020년 수소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도 친환경차 박차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22종 이상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보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12종, PHEV 6종, 전기차 2종, 수소차 2종 등이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에 속도를 내겠다”며 “수소차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내년 상반기에 하이브리드·PHEV 전용으로 개발한 소형 SUV를 내놓을 계획이다. 새로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SUV는 앞바퀴는 엔진이, 뒷바퀴는 모터가 동력을 담당하는 고유의 신기술을 적용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동력 배분 축이 빠지기 때문에 기존 사륜구동 모델보다 가벼워지고 실내 공간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FCEV만 있는 수소차 모델을 1종 추가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2016년 모델도 조작 의혹
폭스바겐이 그동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2016년형 디젤 신차에도 배기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청(EPA)은 폭스바겐의 2016년형 디젤 모델에 장착된 배기가스 조절 소프트웨어를 분석 중이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실험실에선 작동하고 실제 도로주행에선 끄는 속임수로 환경기준을 통과하려 했는지 보려는 작업이다.
폭스바겐은 신차에 설치된 소프트웨어가 파문을 일으킨 2009~2015년형 모델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스바겐 미국지사는 2016년형 제타, 파사트, 비틀, 골프 등 디젤 신차에 대한 EPA 배출가스 시험 신청을 최근 갑자기 철회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미국의 공정거래 조사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폭스바겐이 연비를 속였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폭스바겐이 ‘클린 디젤’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오염물질 배출과 연비에 관해 허위 광고를 했다는 의혹의 진위를 가릴 방침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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