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일자리 대장정' 알린다며…'재탕 관광정책' 내놓은 서울시

입력 2015-10-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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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박 시장 현장방문 맞춰 발표했지만
예전 추진하던 정책 '짜깁기'…'과잉 홍보'로 되레 빈축만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 강경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 동안 일자리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일자리 대장정’을 시작한 지 엿새째인 15일. 박 시장은 이날 오후 대표적 한류 명소인 삼성동 SMTOWN 코엑스 아티움을 찾아 SM엔터테인먼트와 ‘한류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여행사 등 업계 관계자들과 한류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했다.

박 시장의 현장 방문에 맞춰 서울시 관광체육국은 이날 ‘한류관광 활성화 지원계획’이라는 제목의 4대 정책과제, 7개 핵심사업을 발표했다. K팝 댄스교실을 확대하고 서울 대표 10대 한류명소 선정 및 한류관광을 상품화하며, 창동에 K팝 공연을 위한 복합문화공연시설(서울아레나)을 짓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류 관광을 위한 7개 핵심사업은 대부분 서울시가 예전부터 추진해온 정책이다. 우선 한류 관광명소 개발은 지난해 2월 서울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류관광 상품화 지원 및 관광정보 제공은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10년부터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류관광 기반 조성을 위해 건립하겠다는 서울아레나도 지난해 확정된 사업이다.

담당부서인 관광체육국이 예전부터 추진해온 한류 관련 정책을 짜깁기한 ‘재탕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한류관광을 위한 7개 핵심사업이라는 거창한 제목과 달리 이날 기자설명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이 이달 초 일자리 대장정을 시작한 이후 각 부서에서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는 박 시장이 일자리 대장정을 시작한 이달 초부터 거의 매일 아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관광체육국뿐 아니라 다른 실·국들도 박 시장의 현장 방문에 맞춰 잇달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언론에서 일자리 대장정을 비중있게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는 시 고위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도 들린다.

한 달 동안 99곳의 현장을 방문해 일자리 대책을 찾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시 공무원들의 박 시장에 대한 ‘과잉 홍보’가 좋은 취지로 시작된 일자리 대장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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