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1세대 경영인인 김정주 NXC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2년 EA(Electronic Arts) 인수를 위해 의기투합했던 '동거' 생활도 4년만에 완전히 청산한다.
▲ 김정주 넥슨 회장-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오른쪽) |
■ 넥슨 "경영권 없는 지분보유 실익없다" 판단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경영 참여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지분 보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넥슨재팬은 미국 최대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를 공동 인수하기 위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일부 幟?14.7%)을 인수했다. 주당 25만원(8045억원)이었다. 하지만 EA 인수는 실패했다. 그리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은 '불편한 동거 관계'로 이어졌다.
이후 대주주 넥슨은 올해 1월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로 매수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월 주주제안서 전격 공개하면서 압박했다. 2월 공개한 주주제안서에는 넥슨 측 이사 선임, 주주명부 열람, 자사주 소각, 전자투표 실시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넥슨이 주주제안서를 공개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넷마블게임즈에 자사주 8.93% 전량을 팔고,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4대 주주, '백기사'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 3대 주주가 되었다.
특히 김택진 사장이 넷마블 주식을 당시 거래 가격보다 2배 높게 샀고,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핵심 자산인 '리니지'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게임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에 대해 김정주 회장이 크게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블록딜로 나온 물량은 총 330만6897주다. 주당 매각가격이 18만~19만원에서 결정되면 총매각 가격은 5952억~6283억원 수준이 된다. 매입가 주당 26만원에서 최근 주가를 감안하면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주당 6만~7만원의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 주식 블록딜 주인공은? 혹시 텐센트?
게임업계는 1, 2위인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갈등과 결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넥슨의 엔씨소프트 보유 주식 블록딜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설왕설래 중이다.
우선 사전에 외국계 기관 투자자와 교감설이 나온다. 통상 매각 대금이 수천억원 수준의 큰 거래는 미국 주식 시장이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한국 시각 자정에 마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후 4~5시에 블록딜을 공지하고 불과 2~3시간 후인 7시간 마감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라는 것.
그동안 떠돌던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의 넥슨 보유 엔씨소프트 주식 인수설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텐센트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사인 미국 라이엇게임즈의 최대주주다. 한국 게임업체 넷마블의 3대 주주다. 이밖에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카본아이드 등 한국 모바일 게임사의 지분도 갖고 있다.
여기에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등 중국 사업과 관련해 협력을 함께하는 텐센트가 주식의 80% 수준을 매입했다고 설이 등장했다.
하지만 텐센트의 엔씨소프트 지분 매입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나왔다. 텐센트가 이미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 중이라 실제 거둘 이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에게 분산 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넷마블게임즈가 개발중인 '리니지2' 모바일-텐센트와 함께 만들는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이나 온라인게임 '리니지 이터널', 'MXM' 등 출시 예정인 기대작 시세 차익을 노리는 제3의 기관 투자자가 블록딜 주인공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이처럼 김택진 대표나 엔씨소프트가 되사는 딜이 아닌 제 3자가 지분 매입의 경우, 그 결과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누가 매입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예정된 수순대로 가고 있다. 실익이 없는 불편한 동거를 청산하면서 서로 잘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p>
박명기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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