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난민 분산 수용 차질…독일행 고집에 재배치 보류

입력 2015-10-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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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건너온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룩셈부르크나 에스토니아 등을 기피하고 독일행을 고집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난민 분산 수용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그리스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30명을 룩셈부르크로 보내려던 재배치 계획이 독일행을 고집한 난민들 탓에 최근 보류됐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당국은 난민들을 발트해 연안국인 에스토니아로 보내려는 데에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난민들이 일자리와 복지혜택이 풍부한 독일을 선호하고, 독일보다 경제 생활여건이 떨어지는 에스토니아나 루마니아 등을 꺼리기 때문이다.

EU의 한 외교관은 "EU의 분산배치 계획이 난민들의 '난민처 쇼핑'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난민들이 전쟁을 피해 왔다면 룩셈부르크행을 거부해선 안 되며 이는 EU의 난민 분산배치 계획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난민 재배치 계획의 첫 번째 대상으로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스웨덴으로 떠난 19명의 에리트레아인 난민도 드러나지 않은 속사정이 있었다고 타임스는 소개했다.

애초 재배치 대상인 난민 33명 중 14명이 출발 전날 잠적하는 바람에 추가 이탈을 막고자 19명은 갇혀 있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EU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런 상황을 의컸?"이탈리아와 그리스의 난민 재배치 계획이 상징적 의미를 넘어서 더욱 체계적이고 정례적으로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EU는 난민 16만명을 재배치하기로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28개 회원국 중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오스트리아, 스페인, 룩셈부르크 등 6개국만이 난민 수용 준비를 마친 상태다.

EU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려 했으나 시리아 난민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터키와 협력하는 방안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이날 회의에 배포된 보고서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난민 수용 절차가 사실상 망가져 할당 재배치 안이 실행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U는 그리스에 도착한 6만6400명의 난민을 앞으로 2년간 회원국에 분산 할당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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