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의견 듣는다고 했지만...규제 위한 정당성 획득 목적?</h4>
독과점 해소에 적극 나선 정부, 업계는 "면세시장 경쟁력 강화 위해선 규제보다 지원책 마련이 먼저"
독과점 규제와 수수료인상은 정부의 면세산업 활성화 방안과 정면대치
면세점 제도개선과 관련해 열린 첫 공론화 자리에서 산업 활성화 방안이 아닌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정부의 면세산업 활성화 방안과 대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오후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면세점 시장구조 개선을 위한 공청회'는 업계와 비업계간의 시각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기획재정부, 관세청, 문화체육관광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관련 부처와 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면세점 제도개선TFT는 이번 공청회 주제를 '독과점 해소'와 '특허수수료'로 잡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특히 2015 국정감사 직후 열린 공청회였던 만큼 관세청 국감기간 내내 논란을 불러왔던 면세점 독과점 문제와 특허수수료 인상 방안이 논의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매출액 비중이 30% 이상인 시장 지배적 기업의 면세점 특허 입찰을 제한하거나 시장점유율 1~3위 기업에 대해 특허 심사 시 일정한 점수를 감점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면세점은 대기업 매출 비중이 86.9%에 달하며 롯데·신라면세점이 전체 매출의 79.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독과점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면세점 대기업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또한 현재 0.05%인 특허 수수료를 10배(0.5%)로 올리거나 매출액에 따라 단계별로 누진 인상하는 방식도 거론했다. 경매 방식으로 최고가 수수료를 제시하는 기업에 면세점 특허를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 및 김관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골자로 한 것으로, 여론수렴과 세수확보를 위해 제도개선TFT 내부에서 적극 논의 중인 사항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패널로 참여한 학계, 관계기관, 업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 대체로 면세업계와 직접적으로 연결고리를 가진 관광업계는 규제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학계에서도 산업발전 측면을 고려한 제도보완을 요구했다. 정재완 한남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일반 유통에 비해 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낮은 편"이라며 "만일 수수료율이 오르게 되면, 면세특허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고, 세계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재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국가가 세수를 포기 構?내어주는 판매권인 만큼 면세업계가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제도개선은 어느정도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정부와 관련 연구기관의 의견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의견조정과 연구용역, 내부조정을 통해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며, 결국 독과점과 수수료율 등 산업발전 측면을 고려해 어느 정도 제도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업계의 의견이 어느 정도 고려되느냐 하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시장은 산업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구조인데, 산업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정부가 오히려 규제의 칼을 빼들며 모순점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공청회를 통해 공론화 자리를 마련한 이유도 규제의 정당성을 획득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면세산업이 관광업, 유통업 일부 아닌 하나의 산업분야로 나뉠 만큼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국내 산업규모에서 면세업계가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외화가치와 국제환경 변화로 인한 변동성이 크고, 일반 유통구조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이 더 크기 위해선, 규제를 논의하기 전에 위기관리와 역량강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보완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면세점 제도와 관련한 공청회는 지난 1983년 '보세판매장 설치와 운영특허에 대한 고시'가 적용된 지 32년 만에 처음 열렸다. 하지만 최근 3~4년 사이 유커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면세점 업계는 여론과 정치권의 부 ㎰?따라 제도개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백진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baekjin@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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