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롭게 하는 게 대학 역할
파급력 큰 산학협력 우선해야
의학·건축학 등 실용학문 중시
교수 40% 외국인…다양성 추구
[ 은정진 기자 ] “널리 세계를 이롭게 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입니다. 교수들에게 세계적으로 임팩트(충격)를 줄 만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이클 아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총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적 명문대로 명성을 쌓기 위해서는 인류에 도움이 될 만한 연구실적을 올려야 하며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UCL은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대학 순위에서 옥스퍼드대와 함께 5위에 오른 명문대로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공포영화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등이 이 대학 출신이다.
또 29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3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유럽 최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등 의학과 나노공 ? 건축학 등 실용학문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서 총장은 “UCL은 1826년 영국의 세 번째 대학으로 설립될 당시 제러미 벤담과 공리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 철학은 당시에도 혁신적이었지만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방식과 철학은 여전히 UCL의 핵심 가치로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아서 총장은 세계 명문대로 성장한 비결에 대해 “전체 교수의 40%가 외국인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역량있는 연구자들을 초빙하고 있으며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다른 대학을 합병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국 최초 사립대인 UCL은 영국 국적의 성공회 남성 신자만을 대상으로 교육한 옥스퍼드대나 케임브리지대와 달리 설립 당시부터 계급 종교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학을 허가한 다양성과 포용성이 강점이다. 아서 총장은 “다양성은 창조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며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과 경험으로 문제에 접근할 때 창조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UCL은 또한 영국 명문대인 킹스칼리지런던 및 런던정치경제대(LSE)와 함께 ‘런던대연합’을 구성, 학생들은 어느 대학의 강의를 들어도 모두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는 한국 대학들에도 “교수와 학생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학교의 고유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서 총장은 다양성을 위한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매주 교수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에 정기적으로 총장의 칼럼을 싣고 학교 발전전략과 관련해 교수 및 학생들과 자주 타운홀미팅(격의 없는 토론)을 여는 등 소통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신뢰를 계속 쌓아가고 있다”고 했다. 또 “학교 발전 비전과 학교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도 신뢰 형성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아서 총장은 다음달 3~5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서 ‘학생 이동과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사우샘프턴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같은 대학 의대 학장과 영국 리드대 총장을 지냈다. 최근까지 영국 명문대 모임인 러셀그룹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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