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전쟁' 본격화…교과서·노동개혁 갈등 예고

입력 2015-10-19 10:26  

내년도 국회 예산안 심의가 본격화되면서 정부의 단일 역사교과서 추진과 노동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19일 정무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산업통상자원위, 환경노동위, 정보위까지 7개 상임위를 열어 2016년도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을 심의한다.

내주까지 이어질 예산안의 예비 심사격으로 상임위 차원에서 심사를 마치면 이를 넘겨받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가 이달 말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감액·증액 심의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한 해 살림살이 규모를 결정하는 것인 데다가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간 힘겨루기가 벌써부터 치열하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9대 국회 마지막 예산인 만큼 법에 따라 12월2일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면서 "역사교과서는 국사편찬위원회와 전문가에 맡기고 예산안 처리와 노동개혁,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생 현안에 적극 협력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상임위 심의에 들어가는데 그냥 가기는 어렵다"면서 "국정 교과서가 예산에 없이 정부에서 넘어왔는데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정기국회는 예산안 처리와 함께 정부?단일 역사교과서 추진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포함한 노동개혁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두 개 사안과 예산안 통과를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국회에서는 예산전쟁을 예고하는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야당은 벌써 약 100억원으로 추정되는 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변경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여당은 예비비라도 활용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교과서 문제의 경우 정부의 고시로 추진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여론전만 진행되는 형국이지만 5개의 법률안 개정문제가 걸린 노동개혁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는 훨씬 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영향력이 큰 양대 노총의 영향력도 배제할 수 없어 더욱 복잡한 고차방적식을 풀어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가 제19대 국회의 마지막인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회생과 일자리창출의 핵심으로 지목한 경제 관련 법안도 복병이다.

여당은 올해 처리를 재차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예산 정국에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시기에도 여야간 이견이 뚜렷하다.

이와 함께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국가정보원 해킹의혹 논란으로 제기됐던 국정원을 포함한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문제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에는 8800억원으로 추산되는 특수활동비 심의를 위해 별도의 소위를 신설하자는 야당과 이를 반대하는 여당이 충돌하면서 국회가 파행 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년 총선, 2017년 대선을 겨냥해 특수활동비 투명화에 더욱 고삐를 조일 태세다.

야당이 이들 문제에 고리를 걸어 심의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으로 나선다면 국회는 공회전 속에 식물 국회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다만 예산안의 경우, 지난해부터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에 따라 처리되기 시작해 올해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지키게 될 가능성이 크며 과거처럼 보신각 타종 소리에 맞춰 예산안이 통과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예산안이 기한 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정부 원안대로라도 직권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도 야당은 예산안 심의 기일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법정 시한을 준수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에 이런 주장을 관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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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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