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르가 극심한 통화가치 하락으로 도둑도 훔쳐가지 않는 수모를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현실적인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돈의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NYT에 따르면 암시장에서 1년 전만 해도 100볼리바르에 1달러를 교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700볼리바르를 줘야 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환율을 달러당 6.3볼리바르로 고정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 인정되는 실제 가치와 표시 가격은 크게 다른 상황이다.
지난 8월 기준 5인 가구의 식료품비는 5만625볼리바르로 최저임금의 여섯 배가 넘었으며,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 NYT는 베네수엘라의 한 엔지니어가 최근 차량으로 납치됐으나 강도들이 은행 계좌의 볼리바르화는 거들떠보지 않고 자택에 숨겨놓은 달러만 노렸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159%에 이르며 경제성장률도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이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감당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현재 내전이 벌어지는 시리아를 제외하면 최악의 성장률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내외의 적들로 인한 경제전쟁 탓이라고 현실을 비난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와 상품 가격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하는 국가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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