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Industry] 굴뚝산업 군살 빼 '수출 경쟁력' 확대를

입력 2015-10-20 07:02   수정 2016-01-26 23:58

산업 리포트

중국업체 시장 잠식 가속화
철강·조선 등 구조조정 시급



[ 도병욱 기자 ]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굴뚝산업’이라 불리는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의 업종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도 굴뚝산업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굴뚝산업, 중국발(發) 위기

석유화학과 철강 조선 등 굴뚝산업은 최근 위기에 빠졌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지난해부터 조(兆) 단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 조선사 대부분은 금융권의 지원이 없으면 당장 생존이 어려운 상태다. 상선 시장은 중국에 내줬고, 그 대안으로 떠올랐던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천문학적인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

중소형 조선사의 주력 선종은 중국 조선사와 겹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태다. 중국은 빅3의 전유물로 불렸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유조선 등의 수주 실적도 쌓아가고 있다. 조만간 이들 시장마저 중국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석유화학업계의 위기도 중국에서 시작됐다. 한국 석유화학제품 수출의 45%가 중국으로 간다. 중국 정부는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시노펙 등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한국 기업보다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화학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11년 총 5조1032억원이던 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 3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206억원으로 줄었다.

철강업계도 위기다. 올 들어 8월까지 철강 수출은 217억8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대 철강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감소했다. 철강업계의 위기는 중국산 공급과잉과 중국 경기 침체가 주원인이다.

한국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2692만t에서 지난해 7103만t으로 2.6배 커졌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5.1%에서 4.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이 더 빠르게 생산량을 늘린 결과다.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0년 15.1%에서 지난해 50.2%로 뛰었다. 중국은 최근 경기 침체로 자국 내 소비가 줄어들자 넘쳐나는 철강제품을 다른 나라로 밀어내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철강제품 수출량은 524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

○구조조정 나선 정부

정부는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굴뚝산업의 구조조정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포스코에 대우인터내셔널 등 비(非)철강사업부문을 매각하도록 권고하고,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에 집중하도록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냈다. 포스코는 철강산업에 집중하도록 하고,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회사로 만들겠다는 판단에서다. 동국제강에는 선박용 후판을 포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또 현대중공업에 최근 STX조선?위탁경영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성동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지원을 맡겼다. 대형 조선사와 중소형 조선사를 짝짓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정부와 업계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1차 ‘타깃’은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제조기업들이다. TPA는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구조조정 방안으로는 물류와 생산설비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비용절감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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