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실적 부진에 빠진 카카오가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의 수익화로 반격에 나섰다. 국내 첫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을 통해서다.
카카오는 고급택시 서비스에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페이의 노하우를 녹인 '쌍끌이' 전략을 내세웠다. 이용자 확보에 주력했던 두 서비스를 카카오택시 블랙에 접목해 수익화로 연결시키려는 복안이다. 다만 해당 서비스의 인가 여부와 대내외 이슈로 인한 여론 악화는 넘어야 할 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카카오택시+카카오페이 적용…이용자 확대·수익화 '쌍끌이'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에 기존 서비스에서 쌓은 노하우를 녹였다. 일반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통해 확보한 이용자와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기술을 더한 것.
카카오택시 블랙의 호출부터 결제에 이르는 과정은 기존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 ·응용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특히 결제의 경우 카카오페이와 연동돼 자동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택시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한 후 하차 시점에 해당 카드로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페이는 수익화 모델을 찾게 됐다. 두 서비스는 각각 5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오히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되면서 실적 악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O2O 서비스의 수익화를 본격화하면서 향후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의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관광용 택시나 장거리 택시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 실적 부진 카카오…고급택시 '구원투수'될까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블랙의 요금을 중형 택시의 2.5배, 모범 택시의 1.5배 수준으로 책정했다. 책정된 요금 수준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며 금액이 확정되면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의 수익은 카카오와 하이엔, 서울택시조합 등 세 개 단체가 나눠 갖게 된다. 카카오가 가져가는 수익은 서비스 운영에 대한 플랫폼 수수료다.
카카오 입장에선 고급택시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꼽히는 게임 사업의 부진으로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돈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합병 후 처음으로 100억원대로 미끄러졌다.
실적 발표를 앞둔 3분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선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을 각각 2243억원과 164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22.1% 더 벌고도 수익은 반토막 난 수준이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고급 택시 서비스가 보편화된 뉴욕이나 북경에선 전체 택시 시장의 30% ?고급택시가 차지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내에서도 이 같은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급택시 정주행 초친 악재…사업 인가·감청 이슈로 '시끌'
이날 카카오택시 블랙을 소개하는 행사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악재로 소동을 빚었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위한 인가가 떨어지지 않아 행사 진행에 차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는 간담회 이전 카카오택시 블랙의 사진 촬영을 계획했으나 돌연 이를 취소했다. 서울시의 인가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다. 이에 따라 시범 서비스의 출시 일정도 20일에서 이달 내로 연기됐다.
정 부사장은 "첫 고급택시 사업이라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인가 막바지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촬영이 빠진 자리에는 감청 이슈를 들고 나온 시민단체가 대신했다. '시아버사찰긴급행동'이라는 이름의 시민참여단은 이날 간담회 장소 앞에서 카카오의 감청 협조 철회를 요구했다. 카카오는 최근 수사당국의 통신제한조치(감청영장)에 대해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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