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상밖 세수 호조,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는 게 문제다

입력 2015-10-20 18:23  

올해 세금이 잘 걷히고 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의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소득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5%, 법인세수는 8.7% 증가해 전체 국세 수입이 151조6000억원으로 11.0%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 국세 수입은 작년보다 12조2000억원 증가할 것이란 게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이다. 일각에선 15조원 이상까지도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올해 세수액은 세입예산안(215조7000억원, 추경 기준)보다 적게는 2조원, 많게는 6조원 정도 초과해 2011년 이후 4년 만에 ‘세수 펑크’에서 벗어나게 된다.

뜻밖의 세수 확대에 ‘세수 미스터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저런 요인이 거론된다. 특히 정부 일각에선 소득세 최고세율(38%) 과세대상 확대, 비과세·감면 축소 등의 효과라는 평가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세금이 더 들어오는 것이라면 그동안 세수에 구멍이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부의 성과라면 국세청의 징세 개혁을 꼽는 게 합당할 것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이 취임한 지난해 세무조사 건수는 1000건, 법인세 등 사후검증 건수는 1만5000건 가까이 줄었다. 물론 기업들이 체감하는 세무당국의 유·무형 압박은 이전보다는 덜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하다. 세무조사 부담은 줄었지만 세금신고에 대한 검증 강도는 더 세졌다는 호소다. 국세청의 개혁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더욱 주목할 점은 증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 활성화에 따른 효과다. 올 8월까지 증권거래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기타 세목 세수가 20.8% 급증한 것이 바로 그렇다.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증가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경제가 살아나고 시장이 활기차게 돌아가야 세수도 늘어난다.

과연 내년에도 세수 확대가 지속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3%대 성장을 전망하지만 국내외 기관과 민간연구소에선 올해와 같은 2%대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세수 확대가 지속될 보장이 없는 것이다.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야 고용도 늘고 소득도 늘어 세금도 잘 걷힌다. 더불어 이런 불황에서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기업과 국민에 대한 응원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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