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드디어 해냈다"…LG, 車심장 '구동모터' 첫 공급

입력 2015-10-21 11:02  

전기차 심장 '구동모터' 첫 공급 쾌거
GM, LG전자 협업 '파괴적 혁신' 의미 부여
'인포테인먼트 수준' 넘는 VC사업 전환점 평가



[ 김민성 기자 ] "드디어 해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제너럴 모터스)이 차세대 전기차 핵심 부품 공급자로 LG전자를 선정하자, 자동차부품(VC) 사업부 등에 내부 환호성이 터졌다. GM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인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을 사실상 공동 개발하는 수준의 협력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21일 새벽 1시(한국시간). 미국 GM의 현지 공식 발표에 맞추기 위해 세상이 잠든 시간 '쾌거'를 알리기는 했지만 그 성과만큼은 '새벽 별'처럼 빛났다.

이번 GM 부품 공급 선정 건은 향후 LG의 신사업 개척사에도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기차의 심장'이자 엔진인 구동 모터까지 LG전자가 제작해 쉐보레 볼트의 엔진으로 싣기 때문이다.

이는 LG전자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구동 모터를 공급한 첫 계약이다. 그만큼 LG전자가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만 갇혀있다는 지적을 騁틸?LG전자 VC 사업 포트폴리오와도 질적으로 다르다.

◆ 전기차 핵심 '구동계' 첫 공급 쾌거


그간 LG전자 VC 사업부는 자사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술을 차용한 내비게이션, 오디오시스템 등 인포테인먼트 부품 공급을 주로 공급해왔다.

차량 내에서 음악을 듣거나 지리 정보를 얻거나, 스마트폰과 연계한 정보를 찾는데 초점을 맞춘 부품에 머물렀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도 있지만 실제 기술 개발과 생산은 LG전자가 아닌 LG화학이 맡고 있다.

움직이고, 달리는 자동차의 핵심 장치인 엔진이나 구동 장치 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탓에 LG전자의 VC사업부가 자동차 구동계 핵심 부품을 만들 역량을 갖출 수 있는지에 시장 의구심이 컸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VC 사업부가 차량용 엔포테인먼트 기술 수준을 뛰어넘어야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이번 GM 핵심 부품 공급건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의 구동 및 시스템 등을 관장하는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품이 '구동모터'다. 구동모터는 전기차의 구동축에 동력을 실제 제공하는, 전기차의 심장과 같은 장치다. 흔히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2개의 심장이 달렸다고 말할 때, 하나가 기존 화석연료로 연소시켜 동력을 만드는 피스톤 엔진이고, 다른 한 심장이 바로 전기로 바퀴를 돌릴 힘을 만들어 내는 구동모터다.

구동 모터가 핵심 장치인 만큼 설계는 GM이 맡았다. 하지만 제조 및 생산을 LG전자에 맡긴 것 자체가 LG의 자동차 핵심 부품 생산 역량을 GM이 높게 산 것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전기차 인버터도 공급한다. 직류 전기를 교류로 변환하고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다. 구동 모터로 전달되는 전기를 관장하는 장치로 역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 전동컴프레셔(차량 공조시스템의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 ▲ 전력분배모듈(배터리 전원을 각 부품에 맞게 분배하는 장치), ▲ DC-DC컨버터(고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해 주변기기용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 ▲ 차내충전기(외부 전원으로부터 배터리를 충전하는 장치), ▲ 배터리팩(전기차에 전원 을 공급하는 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장치), ▲ 배터리히터(저온 조건에서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가열하는 장치), ▲ 급속충전통신모듈(외부 충전설비로부터 전기차로 전력 공급 시 충전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 등 모터와 배터리팩에 전기를 공급하고, 충전하는 다양한 기술을 LG전자가 맡게 됐다.

쉐보레 EV의 계기판(IPS 기반의 LCD 계기판)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실내 인터페이스도 LG전자가 만든다.

전기 모터 설계 및 배터리 제어 기술, 자동차 시스템 검증 등 주요 소프트웨어적 역량만 GM이 맡고, 하드웨어적 부품 생산은 대부분은 LG전자가 진행하는 구조다. "사실상 LG전자와 GM이 쉐보레 EV를 공동개발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GM은 이번 LG전자와의 협력을 '파괴적 혁신'이라고 부를만큼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LG전자의 높은 VC 기술력과 만나 '쉐보레 볼트 EV'가 전기차 시장 게임체인처(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한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장거리를 달리면서, 가격은 합리적인 전기차를 만드는게 '볼트 EV'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낮은 생산 비용으로 전체 부품 무게를 경량화하면서도 전기 및 동력 전달 효율을 최고로 끌어올려야 가능한 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GM의 공식 발표 때까지 기다리느라 이번 공급 건을 조용히 발표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내부 VC사업부로에는 대단한 전진"이라며 "인포테인먼트 개발 수준을 넘어 전기차 핵심 부품을 생산할 역량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쾌거"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2007년부터 협력해왔다. LG전자는 GM의 4G LTE 텔레매틱스 시스템인 온스타에 차량용 통신 모듈을 공동 개발해 독점 공급 중이다.

◆ 연속 적자 VC사업 실적 '전환점' 기대


이번 GM 부품 공급 계약 건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내년 말부터 미국 미시간 주 오리온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가 2017년부터 소비자와 본격적으로 만난다. 내년 1차 부품 물량 공급부터 2017년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VC 사업부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전자는 2013년 자동차 설계회사인 V-ENS를 인수한 뒤 내부 차량 부품 관련 조직을 통합, VC 사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이어 자동차 부품 전용 연구·개발(R&D) 단지를 인천 청라지구에 완공했다.

VC사업은 LG그룹이 LG전자뿐만 아니라 LG화학, LG이노텍 등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신사업 분야로 육성求?분야다.

실제 VC사업본부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및 AVN(Audio Video Navigation)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현재 VC사업본부 산하에 있는 IVI사업부가 지난 7~8년 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계약으로 벌어들인 매출이 LG전자 전장부품 사업의 대부분이었다.

VC 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에도 소폭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4508억원, 영업적자 15억원이었다.

2분기 연속 영업익 적자였다. 올 1분기 처음 LG전자 실적 공시에 포함된 VC 사업부는 당시 매출 3826억원에 영업적자 24억원을 신고한 바 있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은 약 1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줄었다.

전기차용 부품, 전장 부품 등 차량용 핵심부품 개발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소폭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VC사업본부 전체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공시 자료는 없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년 새 약 40%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신흥국 완성차 업체들과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벤츠, 폭스바겐, 타타, 볼보, GM 등 유명 브랜드와 스마트카, 친환경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손잡았다.

독일 벤츠와는 무인자동차용 스테레오 카메라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올 초 인도 1위 자동차 회사인 타타자동차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재규어랜드로버' 같은 고급 완성차 브랜드도 갖고 있는 타타자동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완성차 업체 중 하나다.

특히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사이러스 미스트리 타타 회장?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향후 사업 확대에 공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업체와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기를, 프랑스 푸조-시트로앵의 대주주인 둥펑자동차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팩도 공급한 바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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