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큰손들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나
사학연금-셰일가스, 교보생명-일본 태양광에 투자
교직원공제회, 호주·스페인 교통·학교 등에 관심
[ 서기열 / 이현진 기자 ]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민관협력 사업(PPP) 등을 중심으로 해외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30년 동안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정부가 개입돼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안전자산 중심 투자 확대
21일 ASK 서밋 행사에 참석한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공제회, 한화생명, NH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국내외 인프라 투자 규모는 총 2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 12조원, 한화생명 6조3000억원 등 보험회사들이 규모에서 앞서는 가운데 국민연금(5조원), 교직원공제회(2조8000억원) 등 주요 연기금도 전체 자산 가운데 많게는 10% 이상을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글로벌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큰손’들의 관심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 안전자산에 쏠려 있다. 사학연금은 북미지역 셰일가스 설비에, 교보생명은 일본 태양광발전 설비에 투자했다. 한화생명은 미국 태양광 사업에 돈을 넣어 이미 투자금을 회수했다. 해외 인프라 투자 경험이 풍부한 교직원공제회는 호주 미국 스페인 등 선진국의 교통, 병원, 학교 등 민관협력 사업에 투자했다.
이상호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은 “글로벌 인프라 구축 수요가 2030년까지 연간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민관협력 사업 가운데 이미 완공돼 운영되는 안전자산 지분이나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성석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 총괄이사는 “인프라 투자는 해당 국가나 지방정부와의 계약이 중요하다”며 “법과 제도가 완비된 선진국의 다양한 인프라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기관과 공동투자 확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해외 인프라 투자를 위해 다른 기관과의 공동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강성석 이사는 “최근 인프라 투자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형 투자 건은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며 “단독으로 들어가긴 어렵고 협력할 수 있는 운용사나 기관과 함께 공동투자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호 단장도 “(운용자산 규모가) 작지는 않지만 대형 인프라에 홀로 투자하긴 어렵다”며 “다른 연기금과의 공동투자가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운용에서 벗어나 직접투자를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자산이기 때문에 위탁운용을 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위탁사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가 기관의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옥창석 국민연금 해외인프라팀장은 “많은 해외 기관이 핵심 인프라 자산엔 직접투자하고 있다”며 “내부 인력을 확보하고 해외 사무소를 통해 현지에서 직접투자하는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인프라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상호 부이사장은 “베트남 등 중산층이 늘어나는 나라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자동차와 에너지 사용이 늘면서 새로 개발하는 도로, 발전소 등 인프라 관련 투자자산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이현진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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