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중년 남녀가 냉장고를 뒤지며 분주하다. ‘빈집털이’로 여긴 경찰이 재빨리 출동해 범인(?)들을 향해 “동작 그만”을 외친다. 하지만 알고 보니 부부가 딸을 위해 펼치는 ‘깜짝 생일파티’ 현장. 때마침 딸도 귀가한다. 상황을 뒤늦게 파악한 경찰들은 생일 축가를 부르며 센스 있게 위기를 모면한다.
경찰이 딱딱하고 권위적인 존재가 아니라 다정한 이웃이란 점을 부각시킨 김소미 순경(서울 성북경찰서)의 ‘경찰은 나에게 또 다른 이웃이다’가 21일 열린 ‘경찰 29초영화제’ 시상식에서 경찰부문 대상을 받았다.
경찰부 일반부 청소년부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경찰에 대한 신선한 시각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 쏟아졌다.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곽일웅·공승규 감독의 ‘경찰은 대한민국 국민의 미소입니다’는 경찰의 시선으로 세상을 穎÷斂?바라본다. 경찰이 만나는 사람들의 첫인상은 늘 아프고, 괴롭고, 슬프지만 다시 만날 때는 흐뭇한 미소를 찾아주겠다는 다짐을 담아냈다.
청소년부 대상을 받은 우지우 감독의 ‘나에게 경찰은 바보입니다’는 경찰을 상징하는 스마일이 그려진 풍선이 사람들 사이로 구석구석 따라다닌다. “이 풍선처럼 언제나 웃으면서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바보’가 경찰”이라는 내레이션이 곁들여진다.
경찰부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희목 경위(경찰청 홍보담당관실)의 ‘경찰은 국민에게 수호천사다’는 3년 만에 전역(?)하는 순찰차를 의인화해 국민이 위험에 빠진 순간마다 달려가 구하고 도와주며 때로는 훈훈한 웃음을 선사했던 순간을 돌이켜본다.
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작인 조현아 감독의 ‘경찰, 당신은 따뜻한 위로입니다’는 한 남자가 인생에서 세 번 길을 잃었을 때 길잡이 노릇을 한 경찰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제시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 혼나고 집을 나왔을 때, 고교 시절 열심히 노력했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자살하려고 했을 때, 노년에 치매로 길을 잃고 헤맬 때 경찰이 따스한 손길을 내민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경문 감독의 ‘경찰은 나에게 안경이다’는 경찰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그렸다. 시력이 좋지 않아 장애물에 자주 부딪치는 사람에게 명확한 초점을 맞춰주는 안경 같은 존재가 경찰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경찰부 우수상을 받은 금근영·윤웅섭 일경(서울지방경찰청 5기동대)의 ‘경찰은 나에게 양심, 그리고 안심이다’는 공중도덕을 위반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던 경찰이 늦은 귀가길에 신변을 보호해주는 존재란 점을 강조했다. 일반부 우수상을 받은 김현아·김지은 감독의 ‘경찰은 나에게 튼튼한 다리이다’는 수십년간 헤어져 살았던 실종 가족들을 만나게 해준 경찰의 실화를 그렸다. 청소년부 우수상 작품인 김현민 감독의 ‘경찰은 나에게 듬직함이다’는 경찰이 뺑소니 차량을 주도면밀하게 추적해 잡아내는 상황을 담았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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