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시아한림원연합 사실상 가입

입력 2015-10-21 18:45  

이사회 심사 만장일치 통과
내년 10월 총회서 최종 결정



[ 박근태 기자 ] 북한 국가과학원이 아시아 각국의 과학한림원 모임인 아시아과학한림원연합회(AASSA)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해외 학술대회에서 북한 과학자의 활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AASSA는 지난 20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북한 국가과학원이 올초 신청한 가입 신청을 이사 9명의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승인안은 내년 10월 터키에서 34개국 회원국 대표가 모이는 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AASSA 전 회장이자 현 이사회 멤버인 박원훈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이사장은 “한국도 중국 러시아 인도 등과 함께 가입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이사회 만장일치로 통과한 결과는 총회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사실상 가입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AASSA는 한·중·일 3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터키 등 34개국의 과학 학술진흥 조직이 참여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총회에 가입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과학한림원이 민간 독립 기구인 데 반해 국가과학원은 내각 내 정부 기관이다 보니 조직과 운영 원칙을 담은 정관을 제출하지 못해 가입이 무산됐었다. 북한은 올초 정식 정관은 아니지만 주요 조직표와 조직 소개를 담은 서류를 燭?제출했다.

과학계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가입은 최근 미국 측의 간접적 요청에 따른 결과다.

미국의 최대 과학진흥단체인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북·미 간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 과학자들을 초청해 미국 연수를 시키는 등 과학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지질학자 네 명은 지난 3월 영국 런던에 머물며 백두산 현지에서 진행한 미국 영국과 북한의 공동 연구 결과에 관한 추가 연구를 했다.

박 이사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과학기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가입을 계기로 국제 학술무대에서 활동하는 북한 과학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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