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공장서 첫 임시주총
정대현 부사장 등 임원인사
골재부터 레미콘까지 건설자재 수직 계열화
[ 김정은 기자 ] 동양시멘트가 22일 오전 강원 삼척공장 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병길 삼표산업 대표(62)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대현 삼표그룹 전무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삼표그룹 임원인 이정수 사장, 강형규 부사장, 김종오 부사장, 정한열 상무, 정진호 상무보 등도 동양시멘트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구조조정 없다”
레미콘 업계 2위인 삼표그룹은 지난달 시멘트 업계 4위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7943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삼표그룹은 동양시멘트의 회사명은 당분간 유지하고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변경할 예정이다. 동양시멘트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 간 사업 영역이 많이 겹치지 않아서다.
정도원 회장은 오래전부터 “회사가 더 성장하려면 대형 시멘트회사를 인수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삼표그룹의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레미콘 업계 2위지만 레미콘 수요자인 건설회사와 레미콘 원료 공급자인 시멘트회사 사이에 끼어 매출도 수익성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영업망은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동양시멘트를 품에 안아 골재 철스크랩 등 기초재료부터 시멘트 레미콘 등으로 이어지는 건설기초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영업 조직도 전국으로 넓어졌다.
최 사장은 “삼표그룹과 동양시멘트는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 회사”라며 “수직계열화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표그룹과 동양시멘트는 이제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로서 혁신과 인재 양성 그리고 창의와 도전정신이 충만한 기업으로 진화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사장은 이어 “선택과 집중으로 건설 기초소재 관련 사업을 확장해 2020년까지 압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양시멘트와 삼표그룹의 연구개발(R&D) 능력이 더해지면 기초소재 품질 개선이 이뤄져 국내 건축물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레미콘·시멘트 시장 재편 가시화
삼표산업은 레미콘 생산을 위해 매년 220만t의 시멘트를 사용한다. 성신양회 라파즈한라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에서 구매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 업체 물량은 전량 동양시멘트가 납품하게 된다. 시멘트 1위 쌍용양회는 채권단이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어서 시멘트 업계의 판도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레미콘 시장의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표산업의 수도권 레미콘 출하량은 1위인 유진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 삼표그룹의 계열사가 된 동양시멘트가 싸고 안정적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면 레미콘 1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유진그룹이 레미콘사인 (주)동양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데 이어 매물로 나올 쌍용양회, 현대시멘트 인수를 추진하는 점은 변수다.
삼표그룹은 건축 기초소재 개발과 제품화에 적극적이다. 올해 초 드라이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가 미리 배합된 건자재)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현재 인천 검단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3500억원 규모의 이 시장은 한일시멘트가 지난 20여년간 독점해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 인수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한 삼표그룹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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