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서 내려온 물 생수로 2000억 투자…연간 생산 125만t
국내1위 삼다수 생산 넘어
"2025년 현지 매출 1조원"
글로벌 생수 에비앙에 도전
[ 강진규 기자 ] 지난 19일 중국 지린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에 있는 내두천에서는 백두산 천지에서 지하로 스며든 물이 쉼 없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곳의 물은 최근 완공된 농심 백산수 공장(사진)으로 곧장 보내진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땅을 파고 파이프를 깊게 매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수질을 구현할 수 있다”며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백산수를 에비앙을 넘는 세계적 생수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이 지난 15일부터 시범가동을 시작한 백산수 신공장은 연간 100만t의 생수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분당 생산량은 1650병에 이른다. 30만㎡의 부지에 공장동·유틸리티동·생활관 등 연면적 8만4000㎡ 규모로 들어섰다. 총 투자규모는 2000억원으로 농심 창사 이래 최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존 공장 생산량(25만t)을 합하면 연 생산량은 125만t이 된다. 국내 생수 시장 1위인 제주 삼다수의 생산량(70만t)을 웃도는 규모다.
농심은 백산수를 국내용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라면이 전 세계에서 판매되며 일본 닛신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처럼 백산수도 에비앙, 피지워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농심은 먼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125만t의 백산수 생산량 중 70%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신라면 판매처를 중심으로 중국 동북 3성과 상하이 등에 영업력을 집중해 2017년까지 중국에서 2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후 동부 해안과 서부 내륙으로 영업망을 넓혀 2025년에는 중국 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백산수의 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 대표는 “백두산은 에비앙의 수원지인 알프스, 러시아에 있는 코카서스와 함께 세계 3대 수원지로 꼽힌다”며 “연구 결과 경쟁 제품에 비해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실리카 성분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중국 안팎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선 물류 효율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공장에 직접 철도를 연결했다. 안 대표는 “선양 철도국과 직접 협상해 1.7㎞ 구간의 철도를 장기 임차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2017년까지 추가 증설을 통해 백산수 생산 규모를 연간 2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백산수를 활용한 음료 제조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농심의 물 사업은 1994년 프랑스 생수 브랜드 볼빅을 수입하며 시작됐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삼다수 유통을 맡아 150억원 규모이던 연매출을 1888억원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2012년 말 삼다수 유통권을 반납하며 매출이 4%가량 감소하자 새 생수 브랜드인 백산수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 백산수의 국내 매출은 연간 200억원대다.
얼다오바이허=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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