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병 롯데카드 사장·김옥찬 KB금융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도 재무 전문가
[ 서욱진 / 정인설 기자 ]
K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사 사장에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관리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CFO와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다. KB금융지주의 회장과 사장이 모두 ‘재무통’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CFO를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재무에 정통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겸비한 수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현직 CEO 중 삼성물산의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 김석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등이 재무통이다. 삼성그룹은 전통적으로 재무 인맥이 강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최도석 전 삼성카드 부회장 등 ‘부회장급’ CFO 출신 경영인들을 배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CFO를 대거 사장으로 발탁했다.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과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CFO에서 CEO로 승 幣?회사를 이끌고 있다.
SK그룹에서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재무통 출신이다. 김 의장은 1981년 SK케미칼 자금부 외환과장을 시작으로 2000년 재무지원부문장(부사장)까지 20년간 재무 실무를 했다. 조대식 SK(주) 사장도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LG그룹에서는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다. 권 사장은 LG디스플레이 대표를 거쳐 2012년부터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인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을 맡고 있다.
롯데는 CFO 출신 CEO를 금융 계열사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인사에서 롯데그룹 지원실장으로 일하던 채정병 사장이 롯데카드 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롯데쇼핑 재무부문장이던 김현수 전무가 롯데손해보험 대표로 이동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지난해 9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 대표로 선임된 데 이어 작년 10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 사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 재경부에 입사해 줄곧 자금 및 회계 분야에서 일한 재무통이다.
재무 위기를 겪은 건설업계에도 CFO 출신 CEO가 많다. 임병용 GS건설 사장과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이 재무 전문가 출신이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네 곳을 재무통 CEO가 이끌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 불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해 환율 등 국제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올 연말 인사에서도 재무 전문가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욱진/정인설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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