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막힌 자리 꿰차
감사원 출신 취업률 90%
[ 이승우 기자 ] 공직자윤리법 강화 등으로 공무원의 민간 이직이 크게 위축됐지만 감사원 출신은 오히려 외연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감(監)피아’(감사원과 마피아의 합성어) 전성시대란 말이 나올 정도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조원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 2~3년 내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신고를 한 감사원 공무원 31명 중 28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감사원 출신 공무원의 취업률은 90.3%로 전체 평균인 86.5%보다 높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공무원들의 ‘낙하산 인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올해 3월31일부터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 시행 중이다. 퇴직자 재취업 제한 기간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도 소속부서에서 소속기관으로 확대한 것이 골자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도 엄격해졌다. 조 의원에 따르면 퇴직공무원의 재취업률은 2012년 95.0%, 2013년 90.7%, 2014년 80.4%, 2015년 79.3%로 매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재취업 심사를 받은 감사원 출신 공무원 5명은 전원 취업가능 판정을 받았다.
이렇게 퇴직한 감사원 공무원의 상당수는 금융회사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진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재취업에 성공한 감사원 퇴직공무원은 38명이고, 이 중 절반이 넘는 21명이 금융권을 선택했다.
감사원 출신 공무원들이 금융회사의 상근고문, 상근감사 등으로 일하는 것을 두고 금융회사들의 ‘전략적 스카우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출신은 업무 연관성 때문에 퇴직 후 곧장 금융회사로 갈 수 없다. 하지만 금감원을 감사하는 감사원 출신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재취업이 가능하다. 금융회사들도 이런 구조를 알기 때문에 감사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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