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상측정기 적용해 손실 줄여
세안산업도 시스템 개선 빛봐
"정확한 계량·측정이 산업 경쟁력 강화시킨다"
[ 심성미 기자 ] 매년 53조원어치의 전력을 생산하는 한국전력은 전력 손실 문제로 항상 골머리를 앓는다. 공장 등으로 전기를 내보낼 때 변전소와 연결돼 있는 선로로 일정한 전력을 흘려보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정 선로에 전력 연결이 집중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전력이 선로 하나로 흘러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매년 전체 전기 생산량의 약 4%가 손실처리됐다.
이 문제는 전자계측기 개발업체인 에디티크가 여러 개 선로에 최대한 균일한 전력이 흐르도록 하는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 이 기기를 적용해 한전의 연간 전력손실률은 3%대로 떨어졌고, 작년 한 해에만 2442억원을 절감했다.
제조산업 현장에서 부품의 크기와 제품의 총량 등을 정확하게 산출하는 계량·측정 기술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제품을 정해진 용량보다 더 많이 넣어 손해를 보거나, 덜 넣어 반품을 당하는 일이 적을수록 기업의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량·측정산업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관련 산업 규모는 2010년 108억달러에서 지난해 145억달러로 커졌다. 세계으로도 같은 기간 1971억달러에서 2679억원으로 확대됐다. 나기용 계량측정협회 부회장은 “상품 수도 가스 주유 등 계측기를 이용한 소비재의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685조원에 달한다”며 “계량기 사용 오차가 0.15%라고 가정하면 이로 인한 전체 손해액은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대왕님표 여주쌀’로 유명한 여주시농협조합도 정확한 계측기 교정을 통해 연간 4억8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까지 4~20㎏들이 포장 제품을 생산할 때 품목별로 쌀을 1~2%씩 더 넣었지만 지난달부터 이 비율을 평균 0.5% 수준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여주시농협 관계자는 “쌀 충전 기계의 성능이 정교하지 않아 정량보다 쌀 양이 적으면 반품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과충전해왔다”며 “저울, 쌀 충전기, 수분 측정기에 달린 계측기를 세밀하게 교정하고 자동 중량 선별기를 설치해 포장된 쌀의 무게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작업 방식을 도입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회용 부탄가스 ‘썬연료’를 생산하는 세안산업 역시 2012년부터 추가 충전량을 1%에서 평균 0.4%로 낮춰 연간 3억8000만원을 아꼈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적절한 추가 충전량을 산출해낸 결과다.
나기용 부회장은 “정확한 계량·측정 시스템을 적용하면 불필요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가격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계량·측정 업계는 최근 법정계량기의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계량에 관한 법률에 명기된 계량 기기는 저울, 수도미터, 온수미터, 주유기 등 12종이다. 이 중 마트, 정육점, 금은방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기식 지시저울의 수입 의존도는 84.4%에 달한다.
나 부회장은 “주요 법정계량기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이 필수”라며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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