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나온 어떤 검은색보다 어둡고 완벽에 가까운 검은색을 개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KAUST) 연구진은 세계에서 가장 짙은 검은색을 내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영국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물체의 색은 물체가 어떤 파장의 빛을 반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시광선을 받은 흰색은 대부분의 파장을 반사하지만 검은색은 대부분의 빛을 흡수한다. 검은색이 얼마나 검은지는 빛 흡수율로 가늠한다. 그동안 개발된 검은색 가운데 가장 높은 빛 흡수율은 72~73%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동남아시아에 사는 손가락 크기만 한 흰색 딱정벌레 껍질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딱정벌레는 태양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빛을 효율적으로 반사하는 껍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역으로 이용해 가시광선을 포함한 빛을 완벽히 흡수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광학 흑체’(사진)라는 이름을 붙인 이 물질은 지름 3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인 구 모양의 나노입자에 80㎚ 길이의 나노막대가 붙어 있는 독특한 나노 구조를 이룬다.
이들 입자에 빛을 쏘이면, 입자들이 서로 무질서하게 반사하면서 빛이 절대 빠져나오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빛을 완전히 흡수하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물질은 400~1400㎚ 파장의 빛을 98~99%까지 흡수한다. 지금까지 나온 어떤 검은색보다 빛 흡수율이 높다.
과학자들은 가장 검은 물질을 활용해 효율적인 태양광 패널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 검은 물질을 사용할수록 더 많은 빛과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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