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정책 펴는 미국·유럽
선두주자 한국엔 기회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5년내 173억달러 규모로 확대
[ 김형호 기자 ]
한 번 투여하는 데 50만~70만원에 달하는 항체의약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노바티스 화이자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오리지널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가 끝나는 ‘특허절벽’에 대비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고가 의약품에 대한 보험 적용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압박을 느끼는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와 지역에서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바이오시밀러 대중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바이오시밀러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허절벽’에 호기 맞아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가운데 약 70%를 항체의약품이 차지했다. 그만큼 비싸다는 얘기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 항체의약품 휴미라를 1회 투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700달러를 넘는다.
항체의약품은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등 면역체계 문제로 생긴 질환에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화학의약품과 달리 살아 있는 단백질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훨씬 고가에 약값이 책정돼 있다.
다행인 것은 이들 고가 항체의약품이 2014년을 시작으로 무더기로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무려 126억달러(약 13조원)어치가 팔린 ‘휴미라’는 미국에서 내년에 특허가 풀리고 유럽에서도 2018년 끝난다. ‘레미케이드’는 이미 유럽 특허가 끝나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올초부터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엔브렐’ ‘허셉틴’ 등도 각각 2014년, 2015년에 유럽 특허가 끝나는 등 대형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들 ‘빅5’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특허절벽을 겨냥해서다. 삼성바이오는 특허가 풀린 직후 시장에 진입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선진국들의 우대정책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은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고가 항체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국민 1인당 의료비 지출이 전년보다 13.1% 증가했는데 주요 원인은 항체의약품과 같은 고가의 치료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오시밀러 공공입찰에 우대 혜택을 주는 유럽에 이어 미국도 오리지널 우선정책에서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의료보험을 담당하는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처방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 우대정책 등으로 올해 바이오시밀러 침투율(항체의약품 대체비율)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30%, 2020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2억달러 규모에 그쳤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0년에는 173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인 셀트리온과 삼성그룹의 전사적 지원으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삼성바이오 등 국내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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