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수수료 경쟁 예상
감독기관 관세청으로 변경
의무사항 어길 땐 영업정지
[ 김주완 기자 ]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환전업자를 통해서도 해외송금이 가능해진다. 환전업 감독기관은 한국은행에서 관세청으로 바뀐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환전업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업체에 이어 환전업자에게도 외환이체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외환이체업은 은행처럼 외환송금을 할 수 있는 업무를 뜻한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금, 전산설비 시설 등을 보유한 환전업자에게만 허용할 방침이다. 전자금융업법상 자금이체업을 하려면 3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환전상이 영세한 것을 감안해 자격 요건을 이보다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해외송금 수요자들이 각종 외환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과 환전업자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송금 수수료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외환송금 수수료는 은행이 건당 3만~4만원, 불법으로 송금해주는 환전업체는 1만원 정도다.
정부는 또 환전업 감독권을 한국은행에서 관세청으로 옮기기로 했다. 현장 조사 인력이 부족한 한은의 감독 실적이 그동안 저조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정부에 등록된 환전업체 수는 1387개에 달했지만 한은이 직접 조사한 업체는 18.6%인 259개 업체에 불과했다. 감독권 외에도 환전업 등록·변경·폐지 관리, 환전실적 보고 등 환전업과 관련된 업무 전부를 관세청에 이관한다.
법을 어긴 환전업자에 대한 제재 수준도 높아진다. 의무위반 사항이 크면 영업정지 또는 등록취소에 과태료도 추가로 부과할 계획이다. 또 보고의무를 소홀히 한 업체에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지난해 제재를 받은 환전업체는 139개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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