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4년 사업지연·역사문화 보존가치 있는 곳 재개발 직권해제 나선다

입력 2015-10-29 19:10  

한양도성 성곽사업 적용될 수도


[ 이해성 기자 ]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구역을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는 기준을 29일 처음 내놨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어 보존이 필요한 경우도 기준에 포함돼 재개발 절차가 상당부분 진행된 사직2구역 등이 해제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정비구역 직권해제 기준과 절차, 해제구역의 비용 보전 등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사업이 지연돼 토지소유자들의 과도한 부담이 예상되는 경우(추정비례율 80% 미만) 직권해제하기로 했다. 추정비례율은 총 분양수입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정비사업 전 감정평가액으로 나눈 것이다. 낮을수록 사업성이 떨어진다.

최초 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일부터 3년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최초 조합설립인가일부터 4년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때도 직권해제 대상이다. 최초 사업시행인가일부터 4년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추진위·조합이 총회를 2년 이상 열지 않을 때도 직권해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직권해제로 취소되는 추진위와 조합의 비용 보전 기준도 세웠다. 자진 滿鉞求?경우와 동일하게 그동안 썼던 비용의 70%까지 돌려받을 수 있게 했다.

정비구역 지정 후 여건 변화에 따라 해당 구역 및 주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할 필요가 있을 때도 직권해제 대상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종로구 사직2구역, 옥인1구역, 충신1구역, 이화1구역 등이 해당한다.

이들 구역은 한양도성 주변 성곽마을 조성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한 2013년 5월 이전부터 재개발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성곽마을 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 각종 인허가절차가 미뤄져왔다. 서울시는 2017년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성곽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에 대해 다음달 18일까지 서울시 법무행정서비스 홈페이지 등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각 구역의 바람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제출된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수유1-1 재건축 등 27개 정비예정구역을 처음으로 직권해제한 바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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