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사진 왼쪽)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오른쪽)가 유럽 경제의 장기침체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캐나다 매체 라프레세에 따르면 두 학자는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몬트리올 공인재무분석사(CFA)협회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이 어떤 경제정책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에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경제가 최상은 아니지만 정상 수준이며 장기침체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유럽은 미국과 달리 장기침체가 올 것”이라며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며, 긴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긴축정책을 썼던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경제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정적자로 정부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게 먼저라는 케인스식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대표적인 긴축 찬성론자인 로고프 교수는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경제침체라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보다는 글로벌 경제가 ‘부채의 슈퍼사이클’ 안에 놓여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미국과 유럽, 중국까지 모두 전보다 쉽게 빚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각국이 신용팽창을 통해 계속 더 많은 빚을 지면서 경기를 부양하고 있지만, 이는 언젠가 터지게 돼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모두 좌파로 분류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신임 총리의 당선을 축하했지만, 이유는 달랐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뤼도 소속의) 자유당은 ‘균형재정’에 대한 페티시즘(부적절한 집착)을 하지 않으며, 긴축이라는 교리에 도전할 생각을 하지 않는 서구의 다른 중도좌파와 다르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균형 재정을 추구하지 않는 트뤼도의 당선이 서구의 다른 좌파들에 교훈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로고프 교수는 “트뤼도 총리가 중산층의 세금을 깎고 연소득 20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만 세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좌파적이지 않은) 중도적 결정이며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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