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던 남중국해 분쟁은 1988년 다시 격화됐다. 그해 중국과 베트남 함정이 난사군도 적과초(존슨리프) 지역에서 충돌해 베트남 함정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들어선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갈등이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1989년 톈안먼 사태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중국 정부는 주변 동남아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2002년 △국제법 준수 △항행의 자유 존중 △무력사용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남중국해 행동 선언’을 채택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관련국의 이해관계가 더 커지면서 이 선언은 무력화됐다.
남중국해 분쟁은 2000년대 후반 들어 재점화됐다.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필리핀도 2013년 1월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회부함으로써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법상 분쟁이 됐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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