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베트남 생보시장서 '질주'

입력 2015-11-01 18:29  

현장리포트

베트남 직원 1만1000명 중 한국인 단 3명…현지화 전략 승부
가족같은 분위기·교육 통해 영업조직 역량·복지 등 강화
취약층 사회공헌도 적극적

6년 만에 점유율 3% 달성…"5년내 생보시장 톱5 진입"



[ 류시훈 기자 ]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화생명 하노이지역본부. 베트남법인 본사가 있는 호찌민에서 이곳을 찾아온 백종국 법인장(상무)은 “여러분들의 가족과 친구의 미래를 위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자”며 80여명의 재무설계사(FC)를 독려했다.

2009년 한국 생명보험회사로는 처음 베트남에서 영업을 시작한 한화생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17개 생보사는 국영 보험사인 바오비엣을 제외하면 모두 외자계다. 영국계 푸르덴셜생명과 바오비엣이 지난해 신계약 기준으로 약 50%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생보사들보다 약 10년 늦게 진출했지만 지금까지 베트남 전역에 5개 지역본부, 53개 영업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이뤘다. 주로 양로보험과 금리연동형 저축보험을 판다. 2009년 16억원에 불과했던 베트남법인의 연간 수입보험료는 2012년 115억원, 2014년에는 227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며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했다. 7위권이다. 올해 수입보험료 예상액은 약 360억원이다.

한화생명이 단기간에 베트남 생보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뢰하면 믿고 맡긴다’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법인 임직원 238명, 설계사 1만1000여명 가운데 한국인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 경쟁사들이 3명의 본사 인력으로 전국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다.

백 법인장은 “후발주자들 가운데 설계사 조직을 구축하고 개인 영업을 통해 점유율 3%대를 달성한 회사는 한화생명밖에 없다”며 “베트남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 만큼 일단 믿으면 중요 직책을 현지인에게 맡긴다는 전략을 지켜온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처음엔 경쟁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이직하는 직원들이 빈번했다. 직원 및 설계사들에 대한 복리후생 수준을 높이고,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는 배경이다. 이런 노력으로 보험계약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13회차 유지율은 2010년 38%에서 지난 6월 71%로 상승했다. 판티타잉마이 씨(여·44)는 “한화생명의 교육시스템과 가족 같은 분위기 덕분에 FC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금까지 1만여장의 건강보험증을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베트남에선 개인이 건강보험증을 매년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 또 베트남 정부로부터 국유지를 기증받아 2013년부터 145채의 집을 지어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엔 베트남 북부 호아빈성(省)의 박퐁지역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보건소를 신축해 지방정부에 기증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작년 수입보험료가 1조4000억원으로 한국(97조원)의 1.4% 수준이다. 하지만 1억명으로 추산되는 인구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이 크다. 한화생명은 2020년까지 베트남에서 생보사 톱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하노이=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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