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소녀 꿈 키워준 황창규 KT 회장의 '기가 스토리'

입력 2015-11-01 18:30  

화상회의 시스템 활용…매주 두 번씩 어학 멘토링
기가 스토리 출범 1년…임자도 등 ICT로 탈바꿈



[ 김태훈 기자 ] 최근 황창규 KT 회장(사진)실에는 전남 신안군 임자도 우체국 소인이 찍힌 다섯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임자초등학교 학생 4명과 박정애 교장이 직접 손으로 써 보낸 감사의 편지였다. 학생들은 서툰 글씨지만 또박또박 정성을 담아 KT의 도움으로 외딴섬 임자도가 바뀐 모습을 적었다.

5학년 장희수 양은 “장래 희망인 아나운서가 되려면 외국어를 잘해야 해 원격 화상회의 멘토링을 신청했는데 러시아어 인사말은 물론 자주 쓰는 말을 배울 수 있어 기대 이상이었다”고 자랑했다.

KT는 지난해 10월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선을 이용해 소외지역 임자도에 최고 속도의 초고속인터넷(기가인터넷)을 깔았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을 지도해주는 원격 멘토링 서비스도 시작했다. 1주일에 두 번 외국인 유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며 어학 훈련은 물론 세계 곳곳의 문화, 삶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듣고 생활에 대한 조언까지 받고 있다.

임자도가 정보통신기술(ICT) 섬으로 탈바꿈한 건 한 학생의 편지가 계기가 됐다. 2013년 당시 4학년이던 김희주 양이 “어린이날 KT 직원들로부터 받은 스마트폰 체험교육이 재미있었는데 다시 와주면 안 되겠냐”고 편지로 요청하면서 KT는 소외지역 사회공헌활동인 ‘기가 스토리’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기가 스토리는 산간 오지, 섬 등에 초고속인터넷을 연결하고 각종 교육, 문화, 경제, 의료, 환경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작년 10월 임자도를 시작으로 대성동 기가 스쿨(2014년 11월), 백령 기가 아일랜드(2015년 3월),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7월) 등이 조성됐다.

KT는 지난달 국제이주기구(IOM)와 제휴를 맺고 해외로도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키로 했다. 황 회장은 “임자도 초등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편지를 읽으며 조금이나마 기가토피아가 실현된 듯해 뿌듯하면서도 큰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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