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안도랠리'를 지나온 국내 증시가 11월 첫 거래일부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주친화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 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정상화 이슈 탓에 지수의 상승동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美 금리 불확실성에 대내외 투자심리 불안"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연말까지 코스피의 상승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상황"이라며 "일부 호재성 변수는 긍정적이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선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식시장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안도랠리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06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발언, 중국의 기준금리·지급준비율 동시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큰 폭 강화됐 ?때문이다.
그러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가 12월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확실성은 다시 높아졌다. 여기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추가 상승 모멘텀(동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자사주 매입 등)을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환기시켰지만, 기업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요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안도 랠리 배경이 미국 금리인상 지연에 있었던 만큼 남은 기간 동안 글로벌 투자심리를 좌우할 수 있는 재료는 결국 Fed가 금리인상의 첫 삽을 뜰지 여부"라며 "연말로 갈수록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추가 상승여력 3% 내외…수출부진·기대 이하 실적도 부담"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여부를 가늠할 일정은 주 초반 몰려 있다. 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반기 통화정책 증언과 함께 윌리엄 더들리 뉴욕 Fed 총재,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이 연설을 앞두고 있어 금리인상에 대한 분명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10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6일)도 주목 받는 경제지표다. 12월 금리인상 여부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표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10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불편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3% 내외"라며 "코스피는 1950포인트~2100포인트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말 대외정책 여건은 물론 수출경기 부진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어닝시즌은 증시 상승시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스피 예상 거래 범위로 1960포인트~2070포인트를 제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로 갈수록 내년 성장동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대될 것이므로, 11월 투자전략은 이를 대비해 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의 본격적 개화와 새로운 정보기술(IT)융합 기기 출현에 따른 디스플레이(OLED) 관련 업종의 성장 프리미엄이 유효하다"며 "관련 종목군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수익률을 추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11월은 실적발표 마무리와 더불어 내년 관심을 가질 종목에 대한 매수세 유입이 예상되는 시점"이라며 "장기적으로 주가 매력이 높은 종목이나 수주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호 섹터로 철강, 화학, 유틸리티를 제시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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